[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당국이 서둘러 발표한 액티브-X(Active-X) 의무 사용 폐지 정책이 결국 금융업권의 대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기존의 액티브X(Active-X)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exe방식과 충돌을 일으키는 문제가 뒤늦게 불거져 나오면서 관련 시한을 맞추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액티브-X를 ‘exe’ 파일로 대체하겠다는 기존안을 약 두 달간 유예하고 3월 2일부터 전자상거래분야에 간편결제 환경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저도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사고에 대비해 점검해야 할 항목이 많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너무 짧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난감'한 카드·PG사, 서로 책임 미루며 '전전긍긍'
이러다보니 시스템을 구축해야하는 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PG)는 난감한 상황이다. 일단 각 사 사정에 따라 출시 일자가 다르지만 정부에서 제시한 3월2일을 맞추기가 쉽지않다.
exe방식이 은행권에 도입되기 전(前) 사실상 '연습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카드·PG업계는 서로의 책임을 미루며 속앓이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5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특정 PG사에 (보안프로그램 충돌로 인해) 통째로 문제가 생기면 최악의 경우 액티브X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임원 등이 옷을 벗어야 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PG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도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는 사고에 대비한 준비를 PG사에서 모든 걸 다해야되는 거처럼 압박을 하는데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몇몇 카드사는 3월2일에 exe방식을 도입한 후 약 1~2주일 가량 자체적인 점검을 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출시 후 각 사별로 자율적으로 조치한 이후 당국에 알려달라고 말했다"며 "상황실 등을 운영해 지속적인 점검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액티브X와 exe방식의 충돌로 인한 최악의 경우엔 액티브X로 원상복귀 돼야 한다.
카드사와 관계당국이 충돌을 일으키는 버그(Bug)를 찾아내지 못하면 exe방식을 포기하고 액티브x 체재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혼선을 일부 예상한 것으로 관측된다. exe방식 도입 예정일은 신한카드 26일, 삼성카드 3월2일, 롯데카드 3월2일 등으로 각기 다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같은 날 동시에 exe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혼선이 생길 수 있어 3월2일은 최종 시한으로 하고 각 카드사별로 순차적으로 도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이같은 장애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게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정보 보안전문가는 "금감원이나 금융위쪽에서 판단을 할때까지 장애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거 자체가 문제"라며 "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문제가 있다면 미리 액티브X로 복귀행 한다는점을 인정하고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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