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036570)가 넷마블게임즈의 주식을 현금 3800억원에 사들이고 4대 주주가 되면서 이들이 손을 잡은 목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넥슨은 이에 "최대주주와 소통 과정 없이 거액을 투자해 적은 지분을 얻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엔씨소프트는 3802억6490만원 규모의 넷마블게임즈 주식 2만9214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엔씨는 넷마블의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해 지분 9.8%를 보유할 예정이다. 이로써 엔씨는 넷마블의 4대 주주로 올라선다. 넷마블의 1대 주주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35.88%)이며 이어
CJ E&M(130960)(35.86%), 중국 텐센트(25.0%) 등의 순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엔씨의 자기자본대비 32.81%에 달하는 규모라는 점에서 두 대형 게임사의 속내가 초미의 관심사다. 공식적으로 엔씨는 '게임 사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취득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회사 모두 구체적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엔씨가 이번 투자를 넥슨에 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넥슨은 이런 내용을 미리 알지 못한 상태였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엔씨와 넷마블이 주식이 아니라 현금을 주고 받은 것이기 때문에 대형사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교환식으로 이번 투자가 이뤄졌다면 엔씨가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상황이 되므로 저항하는 움직임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금을 얻은 넷마블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엔씨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추정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모바일 게임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엔씨가 작년 모바일 게임 매출만 4626억원에 달하는 넷마블과의 시너지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씨는 최근 바이너리, 노븐, 도톰치게임즈, 아라소판단 등 소형 모바일 게임 개발사에 지분 인수 방식의 투자를 3억원에서 20억원 규모로 잇따라 진행하면서 해당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공시에 밝힌 취지 그대로 게임 사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관계자 또한 "내일 오전 중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양사는 오는 17일 이와 관련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다만, 넥슨 측은 이에 강한 유감을 표현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최대주주 입장에서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규모의 투자가 소통이 부재한 가운데 이뤄졌다"며 "특히 4000억원에 가까운 거액으로 10% 미만의 지분을 확보한 점도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통해 기업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지,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투자였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넥슨은 엔씨의 최대주주로서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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