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한국은행이 2월 기준금리를 연 2.0%로 4개월 연속 동결했다.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앞으로 국내외경기 흐름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동결 만장일치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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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각국에서 환율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진행하는데 한국 대응 필요성은?
▲많은 나라들이 통화완화정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나라가 조치를 취한 배경을 보면 침체된 경기 회복세를 높이고 디플레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을 펼친 것이다. 그 결과로 환율이 영향을 주지만 통화완화정책을 환율정책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 각국 통화정책을 보면 미국은 금리 정상화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고, 그 외에 많은 나라들은 완화정책을 펼쳐 상반된 움직임을 보여 달러는 강세, 여타국은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실효환율로 평가하는 게 맞다.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개별 국 통화의 움직임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유의하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 환율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위안화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큰 폭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일 수출은 지난해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새해 들어서도 대일 대 이유 수출이 지난 1월 큰 폭 감소했다.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원화강세 현상을 예의주시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장은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한은에서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한-중, 한-호주, 다른 기축통화들과 통화스와프 계획 있는가?
▲한일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안정적인 금융시장 상황과 건실한 거시경제여건을 감안한 결정이다. 외환건전성도 상당히 양호하고 외환보유액도 갖고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가 금융안정과 경제여건을 보면 연장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역내 다자간 금융안정망이 대폭 확충된 점도 고려했다. 만약 어려운 환경에 처해진다면 적극적으로 통화스와프에 나서겠지만 현재와 앞으로 당분간은 외환여건 면에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은 긴축 기조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은 완화적인가?
▲각국의 통화정책이 상반된 움직임으로 인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강세, 여타국에는 약세가 나타나고 있어 원화강세를 띠고 있다. 각국별로 여러 가지 상이한 여건에 따라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성장세가 대단히 미약하고 물가가 제로에 근접하거나 마이너스인 나라가 통화완화정책을 펼칠 것이다. 상대적으로 한국이 긴축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통화 완화 긴축 상태를 보는 지표가 여러 가지 있는데 지금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은 전혀 아니라고 판단한다.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판단했는데?
▲회복세가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1월 전망을 내놓았을 때 3.4% 전망하면서 회복세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분기별로 1%정도로 내다봤다. 한 달 흐름을 갖고 내왔던 전망을 수정할 만한 상황은 아직 아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가격 및 거래량, 코스닥 주가 등 자산시장 쪽에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견해는 어떤가?
▲주식시장은 현재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고 일정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통화 완화정책을 편 나라와 경기회복세가 강한 미국은 주가가 큰 폭 상승했는데 아직 한국의 주가 회복세는 미흡하다고 판단한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활성화 조치에 힘입어 거래량이 늘어나고 관련지표가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격도 소폭 상승하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는 여전히 약하다. 구조적인 요인인 고령화와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부동산 가격 상승기대는 미약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움직임을 속단하기 어려워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한다.
-ECB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유로화 약세에 따라 수출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1월에 보면 대 EU 수출이 큰 폭으로 마이너스였는데 환율 영향이 있었다. EU의 확대완화정책에 따라 유로 경제가 살아난다면 중장기적으로 볼때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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