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유찰사태를 빚은 인천공항 중소기업 면세구역이 또다시 유찰될 경우 결국 대기업 품으로 돌아가게 될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높은 임대료 탓에 대기업도 적자에 쩔쩔매는 만큼 재입찰이 진행된더 하더라도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기 힘들거라는 분석이다. 높은 임차료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클수 있다'는 위험부담으로 선뜻 나서는 업체들이 많지 않을거라는 설명이다.
2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1차 입찰 과정에서 유찰된 4개 구역에 대해 재입찰 공고를 낸 상태로 이달 말 까지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인천공항공사는 12개 구역 중 4곳을 중소·중견기업에게 배정했지만 3개 구역은 지원하는 기업이 없어 유찰됐고 한 구역(DF11)만 참존이 유일한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참존마저 보증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4개 구역이 모두 새주인을 찾게 됐다.
이번 유찰사태는 다시 한번 면세점 사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명품과 화장품 등 제품에 대한 소싱능력과 마케팅 능력, 규모의 경제가 전제돼야만 매출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대기업도 상징성을 위해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사실 상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면세사업을 운영 중인 업체들도 시내면세점의 높은 수익률로 공항면세점 적자를 보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번에도 새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당초 중소기업 몫으로 배정됐던 4개 구역은 결국 대기업에게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인천공항 입장에서도 해당구역을 계속 헛간으로 놔둘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만약 재입찰에서도 또 다시 유찰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중소기업에 문호를 개방한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져버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중소기업에만 할당키로한 4개 구역 사업자를 찾는 방안에 대해 다시 재검토에 들어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대기업에게 사업권이 개방될 경우, 이번 대기업 입찰 경쟁에서 막판에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던 한화 갤러리아를 비롯해 대기업 면세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현대백화점(069960) 등이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면세사업 진출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랜드의 향후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아직 재입찰이 진행 중인데다 당초 중소기업에게 참여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정부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향후 입찰 도전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만약 재입찰에서 또 다시 유찰사태가 벌어진다해도 대기업에게 사업권이 넘어올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아직 재입찰이 진행 중인 만큼 확실하게 입장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라며 "하지만 만약 대기업에게도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면 입찰 검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입천공항 임접을 눈독들이고 있는 업체들이 상당수 있는 만큼 향후 대기업에게 중소기업 구역이 넘어올 경우, 치열한 입찰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와 신라 등 양강구도에 끼어 승산이 없을거라는 우려에 발을 들여 놓지기 꺼려했던 기업들까지 대거 몰려들거란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성을 고대하고 있는 업체들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입찰심사 서류작업까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 유찰구역 중 입지조건이 좋은 구역을 두고 대기업 간 눈치전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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