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 신구간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수요예측 실패 등으로 '출근 대란'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4일 서울시는 오는 28일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 구간이 개통되면 출근시간(오전 7시~9시) 혼잡도가 최고 24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혼잡도 240%란 정원 160명의 차량 1대에 384명 이상이 타는 것이다. 출근시간 다른 지하철 노선 혼잡도는 2호선 사당~방배가 201%, 4호선 한성대~혜화가 169%, 7호선 군자~대공원이 172%다.
지하철 9호선 혼잡은 심각한 상황이지만 차량은 한참 뒤에나 증차될 전망이다. 일단 내년 9월 20칸이 늘어나고 2017년말까지 점진적으로 50칸을 더 늘린다. 2017년 증차가 완료되면 9호선 전체 열차가 144칸에서 214칸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그 후에도 출근길 혼잡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하철 9호선 역 주변에는 주택 단지들이 들어서고 있다. 공항철도 직결, 김포경전철 등 환승역들도 새로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부족으로 지하철 9호선에서 출근 지옥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경호 도시교통본부장은 "2011년부터 기획재정부와 198칸 증차 국고지원을 협의했는데 기재부와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가 이미 운행 중인 지하철 증차는 지원 대상이 아니라며 국비 지원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기재부와 협의해 지난해에야 증차비용 1230억원 중 국비로 240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증차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승객 수요 예측이 빗나간 것에 대한 책임의 일부도 중앙정부로 돌렸다.
김 본부장은 "2004년 민간 사업자가 지하철 9호선 수요를 예측했을 때는 지금보다 이용객을54% 과다계상했다. 당시 민자개발에서 수요를 부풀려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2005년 지하철 9호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이용 수요를 29.9% 과소계상했다"고 말했다.
2009년 지하철 9호선은 실제 이용객을 소화하기 부족한 96칸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이후 차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011년 기존 계획(34칸)보다 더 많은 48칸을 증차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인한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수요 조사가 큰 폭으로 틀린 이유로 김 본부장은 "기초 차료가 충분하지 못했다. 중앙정부의 데이터베이스안에 기초 자료가 있는데 시기적으로 큰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 급행차량의 인기가 지금처럼 큰 줄은 예상 못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지하철 9호선 급행 이용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버스,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 수요를 지속적으로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김포공항에서 신논현역으로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은 9호선 급행( 32분)이 공항버스(65분), 택시(68분)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비용도 9호선(1350원)이 공항버스(7000원), 택시(2만5000원) 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처럼 이용자들이 급행을 선호하면서 가장 혼잡한 출근 시간대에 승객들이 더 몰리고 있다.
당산~여의도 노선 급행 선택 비율은 오전 6시30분에서 오전 8시까지 75% 내외였다가 오전 8시 이후 82.9%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 차량을 늘리는 것만이 혼잡을 해소할 근본적인 대책이지만 예산 부족과 투입 기간 때문에 빠른 시간안에 증차를 더 앞당기고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증차가 되기 전까지 대체 교통 수단 이용, 혼잡한 시간 피하기 등 수요분산 대책에 시민들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사진=서울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