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국내 가전을 둘러싼 초고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은 프리미엄을 넘어 프레스티지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희소성 높은 명품 이미지를 얻을 때 주력 판매군인 하위 라인업에서 실익을 담보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 안착시키자 해외 업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최상위 계층을 타깃으로 초고가 경쟁을 통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냉장고가 4000만원, 오븐이 1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화폐 가치는 떨어졌다.
◇가게나우 오븐 제품. (사진=가게나우)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의 유명 가전업체 지멘스와 패밀리 브랜드인 '가게나우'는 이달 중으로 4000만원대 48인치 냉장·냉동고를 포함해, 900만원대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콤비스팀오븐, 795만원의 빌트인 커피머신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냉장고와 냉동고는 전체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채택했으며, 오븐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을 내부 소재로 사용했다.
같은 독일의 가전업체 밀레는 앞선 지난해 10월 프레스티지 빌트인 가전 '밀레 제너레이션 6000'을 내놨다. 제너레이션 6000시리즈는 지난 2013년 쾰른 박람회를 통해 첫 공개한 제품으로, 유럽과 북미 부유층을 겨냥해 출시한 명품 가전라인이다.
해당 라인은 전기오븐, 콤비오븐, 콤비스팀오븐, 커피메이커, 워밍드로어, 쿠커후드 등의 품목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600만원에서 900만원을 호가한다. 밀레 측은 엄격한 내구성 테스트를 거쳐 최소 20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올해 프레스티지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밀레)
해외 가전업체들의 이 같은 '초고가' 반격은 국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년 전부터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과 함께 가격 민감도는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프리미엄으로 맞대응하기 보다, 이를 뛰어넘는 프레스티지를 선점할 경우 일격에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외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의 프리미엄 시장 개화는 우리에게는 분명 기회 요인"이라고 말했다. 수명(교체주기)이 긴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국내 가전업체가 절대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 부담이라면서도 "때문에 국내 가전업체들이 대중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친다면, 우리는 프리미엄을 넘어선 프레스티지 전략을 통해 상위계층 포섭과 합께 이미지 제고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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