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누리당이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퍼붓고 있는 야권에 대한 종북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9일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 결과 "리퍼트 대사 사건은 자유와 시민운동이라는 탈을 쓴 반미 종북주의의 공격이며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들이 표명됐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김씨와 새정치민주연합 전·현직 의원, 문재인 대표와 관계된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김씨와 새정치연합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김씨가 대표로 있는 우리마당 블로그에 전·현직 야당 의원 10여명이 공동활동 내지 유대관계를 보여주는 여러 내용이 있다"며 "이것이 정말 개인적 일탈이라면 이런 시민단체의 공식 블로그에 등장하는 전·현직 야당 의원들의 활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명백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또 "김씨는 전쟁훈련 반대와 함께 전작권 환수 연기는 군사주권의 포기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바로 지난해 10월 당시 문재인 비대위원께서도 전작권 환수 연기와 관련해 군사주권의 포기라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질타했다"고 제1야당 대표와 피습 사건 범인을 결부시켰다.
김 의원은 이어 "새정치연합은 종북과 무관한 개인적 일탈이라고 하면서 선 긋기에 급급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두 가지 의혹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종북 공세는 앞서 전날에도 펼쳐졌다. 김무성 당대표는 "이번 사건은 종북좌파들이 한미동맹을 깨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또 피습 사건 범인인 김기종씨와 일부 야당 의원들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새정치연합이 '종북숙주'에 대한 참회록을 쓸 때"라며 제1야당을 몰아세웠다.
이같은 새누리당 공세에 야당을 비롯한 일부 정치권에서는 새누리가 '물만난 듯' 분위기를 공안·종북몰이로 몰고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리퍼트 대사와 미국 측이 연출하고 있는 차분한 분위기와 완연히 다른 새누리당의 태도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 4월 선거도 있으니 새누리당으로서는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다가올 선거에 대비,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경찰이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는 만큼 향후 4월 재보궐선거 국면에서 종북 이슈가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지율면에서는 이미 새누리당의 종북몰이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39.3%로, 1주일 사이 4%포인트 가량 상승하며 40%에 육박했다. 중동 순방에 따른 호감도 상승도 있겠지만 '리퍼트 피습 사건'에 의한 반사 이익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도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3월 첫째주(2~6일) 정례조사 결과 지지율이 2.2%P가 상승한 37.3%를 기록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4.8%P가 하락한 28.1%에 나타나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8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의 병문안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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