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은행 본점에서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 고객들이 개점시간을 기다리며 줄 서 있다.ⓒNews1
[뉴스토마토 이종용 원수경기자] 은행권 최저금리인 연 2.6%대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출시 첫날부터 뜨겁다.
첫날 출시 5시간만에 월 판매 한도의 절반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면서 안심전환대출을 기획한 금융당국과 판매를 맡고 있는 은행 모두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1만7020건, 2조1502억원의 안심전환대출이 승인됐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을 고정금리면서 원금을 나눠 갚는 대출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당초 금융위는 월간 5조원, 올해 총 20조원 한도로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았다.
취급 은행은 국민, 기업, 농협, 수협, 신한, 우리, 외환, 하나, 씨티, SC, 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은행 등 16곳으로 금리는 2.5~2.6%대다.
안심전환대출은 이날 출시되자마자 많은 신청자가 은행 창구에 몰렸다.
이날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관계자는 "지점 문을 열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평소에는 2~3명에 불과한 가계대출 창구 대기고객이 이날은 15~16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시간에도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개인대출 창구 3곳이 모두 가득 차 있었다. 관련 서류를 들고 대기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금융감독원은 출시 첫날 혼란을 막기위해 직원 66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 은행에 신청자가 많이 몰리며 해당 점포 쪽으로 추가 인력을 보냈했다.
지속적인 파견 여부는 첫날의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첫날에는 신청자가 일시에 몰리면서 신청 지연에 따른 불만사항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속도라면 2~3일 안에 이번달 배정된 5조원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도 확대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월 한도가 모두 소진될 경우 4월분 5조원을 추가로 시장에 풀어 대출전환 수요를 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20조원 한도가 채워지면 금융위는 시장 효과, 개선점 등에 대해 평가를 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23일 간부회의에서 "한도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원하는 사람이 찾아오면 바로 해줄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하며 한도 증액을 시사한 바 있다.
임 위원장은 이날은 안심전환대출 현장을 찾아 월간 5조원 한도는 유연하게 하되 총 규모 20조원은 진행 상황을 봐 가며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한도를 확대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
시중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을 받으려고 몰려든 인파를 응대하는 데 이날 하루 정신이 없었다. 대출 창구가 많은 지점과 한적한 지점의 인력을 공유하거나 추가 인력을 파견하는 곳도 있었다.
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마냥 달갑지는 않은 표정이다. 기존 은행들의 대출상품이 상대적으로 덜 팔릴 수 있는 데다 안심전환대출 수준의 금리 인하 요구가 빗발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격요건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지점에 왔다가 대출을 받지 못하자 불만을 호소하는 고객도 많다"며 "무작정 대출 한도를 늘릴 경우 나머지 안내 업무나 민원은 은행들이 모두 처리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상품 성격은 다르지만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계기로 기존 고정금리상품 판매가 위축되거나 대출금리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불거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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