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950년 설립된 한은 역사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첫 총재로 임기를 시작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보고서가 당일 만장일치로 통과될 정도로 이주열 총재는 여야와 금융시장으로부터 상당한 기대감과 좋은 평가를 받고 출발했다.
특히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시그널을 주고 금리정책을 펼치겠다는 소신에 시장은 환영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최근 기류는 이와 사뭇 다르다. 취임 후 3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사상 첫 1%대 금리'라는 새로운 길을 열기까지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한은의 독립성과 중앙은행의 신뢰를 높이기를 바랐던 시장의 기대와 달리 국회, 여론을 의식한 '깜짝 인하'로 인한 불통 정책에 신뢰를 상실했다는 비판이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News1
◇기준금리 3번 인하..2.5%→1.75%로 내려앉아
이주열 총재는 1년동안 3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취임 초 이 총재는 '매파(금리인상 선호)'로 분류됐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비둘기파(금리인하 선호)'였다.
지난해 8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2.0%로 낮췄다. 또 지난달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 1%대 시대를 열었다. 이 총재 재임기간 동안 기준금리는 2.5%에서 1.75%까지 내려갔다.
성장과 물가 경로가 예상보다 부진해 경기 회복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 보다는 저물가와 저성장의 부담감 해소에 방점을 맞췄다.
이 총재는 금리정책 외에도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 대출인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크게 늘렸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는 지난 9월 3조원 늘린데 이어 지난달에도 5조원을 증액해 20조원까지 확대됐다.
금리를 주수단으로 이용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려는 움직임이다.
◇‘깜짝 인하’에 놀란 시장..불통 이주열 각인
하지만 총 3번의 금리인하에 대한 불신은 높다.
이 총재는 취임 초 "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2∼3개월 전에 시그널(신호)을 주겠다",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지 않겠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는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8월 '깜짝 인하'했다. 또 올 3월에도 시장의 예상과 달리 '깜짝 인하'를 단행했다.
그동안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통화정책이 실물경기를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금리유지에 무게감을 두는 발언을 쏟아낸 상황에서 시장은 혼란스러웠다.
특히 깜짝 금리인하 결정이 연일 경기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며 소통 부족이 지적됐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 1년 취임 소회를 밝힌 자리에서 "소통부족 비판이 가장 아팠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은의 정책 대응에 대해 그 시기나 강도, 소통 면에서 적지 않은 비판이 나오는 것을 잘 안다"며 "이는 우리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중앙은행의 책무나 통화정책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따른 것도 크다"며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은 내부 조직안정 기여..남은 3년 ‘관건’
한은 내부에서는 이주열 총재가 조직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크다. 오랜 기간 평판과 명성을 중시한 인사로 중앙은행 본연의 기능을 보다 충실히 수행하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
한은이 통화신용정책 연구와 금융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도록 지난 1월 15부서(11국-1실-3원), 130개팀의 조직을 16부서(12국-1실-3원), 138개팀으로 개편했다.
통화정책국 내 금융시장부를 '국'으로 승격했고 통화신용정책 연구를 전담하는 정책연구부를 신설했다.
또 중앙은행 핵심부서인 조사국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조직의 다양성을 높여 임직원들이 외부 환경에 맞춰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통과 한은의 독립성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앞으로 3년이라는 임기가 남았다"며 "기준금리 효과가 실제 경제에 효과가 미치기까지 2~3분기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주열 총재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년쯤 가서 자신있게 보람과 성과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통의 중요성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요성을 명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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