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순감 SKT·KT, 전략은 제각각
SKT, 50% 점유율 붕괴에 "연연하지 않을 것"
KT, 알뜰폰 전담 자회사 설립..점유율 방어하나
2015-04-02 16:55:35 2015-04-02 16:55:35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지난 3월 번호이동시장에서 SK텔레콤(017670)KT(030200)가 나란히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50% 점유율이 깨진 SK텔레콤은 두 경쟁사에 가입자를 뺏겼고, KT는 지난해 10월 이후 매달 순감세다. 그러나 점유율에 대한 양 사의 판단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자발적으로 50% 성벽을 무너뜨린 반면 KT는 알뜰폰을 통한 가입자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공개한 번호이동통계에 따르면, 3월 SK텔레콤은 경쟁사 및 알뜰폰으로부터 20만946명을 유치했지만 24만5270명을 뺏겨 총 4만4324명이 순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체적으로 장기 미사용 선불전화를 직권해지하며 50% 방어 의지를 내려놨다. 2월 말 기준 가입자수는 2835만6564명으로 점유율은 49.7%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소모적인 점유율 경쟁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한편에선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규제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033630)를 100% 자회사로 편입키로 하면서 IPTV 가입자 확대 및 결합상품 판매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지만 이통시장의 지배력 전이 논란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시장은 1위 사업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갤럭시S6 등 신제품이 나온다고 해서 금방 회복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이미 깨진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클린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외부에서 볼때 49%나 50%나 지배적 사업자인 건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이라고 답했다.
 
(사진=뉴스토마토)
 
KT는 지난달 경쟁사와 알뜰폰에서 16만7381명을 데려왔지만 19만7408명이 이탈해 총 3만27명 순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째 가입자가 순유출되고 있다.
 
KT는 그동안 경쟁사의 과다 리베이트 지급 등으로 가입자가 유출됐지만 순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줄어드는 가입자를 알뜰폰을 통해 방어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되고 있다.
 
지난 2월 KT는 전국 250여개 직영대리점에서 알뜰폰을 취급하겠다고 밝히고 3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당시 KT 측은 "가입자 방어 목적이 아니라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자회사 KTIS에서 알뜰폰 사업을 분리해 별도 법인까지 추가 설립키로 하면서 알뜰폰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지난해 말부터 가입자 이탈을 겪으며 고전하고 있어 알뜰폰 쪽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3월 번호이동시장에서 LG유플러스는 14만6868명을 끌어오고 13만6781명을 내줘 총 1만87명이 순증했다. 알뜰폰도 6만4264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번호이동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전체 번호이동자수(알뜰폰 포함, 자사 번호이동 제외)는 60만6034명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3만여명 늘었지만 1월보다는 14만여명 줄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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