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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삼성종합화학 주식 처분일정을 결국 연기했다. 이로써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화학 계열사를 조기 인수하려던 한화그룹의 계획도 틀어질 처지에 놓였다.
매각 대상기업의 위로금 문제가 매듭을 짓지 못하면서 지분 거래도 미뤄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3일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정정공시를 통해 "주식 처분 일자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처분일은 명시하지 않았다.
앞서 양사는 지난달 31일 정정공시를 통해 매각 주식수를 조정하는 한편 앞으로 6년 안에 삼성종합화학이 상장되지 않으면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삼성종합화학 보유 지분을 한화 측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한화케미칼은 삼성 측으로부터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가진다고 추가했다. 그러면서 주식 처분 일자를 4월 3일로 못 박았다.
반면 같은날 정정공시를 낸 한화케미칼의 주식 취득 일정은 기존과 동일한 6월 30일이었다.
빅딜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주주총회를 마치면 곧바로 한화 측에서 매각 대금을 입금하고,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매각 대상기업의 주식을 넘기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삼성 측의 주식 처분 완료는 곧 화학부문의 '빅딜' 종료를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제시한 주식 처분일에 주목하고, 3일 주총 개최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하루 전인 2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혼선만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삼성과 한화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무엇보다 매각 대상 기업들의 위로금 지급 문제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은 1차 협상에서 1인당 2000만~2500만원을 제시한데 이어 최근 화학 계열사를 대상으로 1000~1500만원을 높인 금액을 두고 노사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한화 측의 설명도 위로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분 매각일이 변경된 것에 대해 "인수가 마무리 되기 위해서는 두 그룹 간 선행되는 조건에 합의를 해야 하는데, 아직 협의 중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월 중 화학 계열사를 마무리하는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테크윈 노조는 오는 6일 오후 창원 제2사업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이달 중 매각이 확실시 되는 삼성토탈 역시 노조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는 등 화학 계열사의 매각을 앞두고 대상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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