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강남구청 '신 구청장 시위 선동' 놓고 신경전
"전례없는 선동"VS "우연히 만난 것"
2015-04-07 18:32:57 2015-04-07 18:33:1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서울시청에서 주민들의 불법 시위를 선동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신 구청장은 지난 6일 오전 9시쯤 서울시청을 기습 방문했다. 강남구 한국전력 부지를 현대차에 매각하고 얻는 공공기여금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수에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신 구청장의 방문 약 한 시간 뒤인 오전 10시쯤 서울시청 로비에서는 강남구 주민 약 30명이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공공기여금을 강남에서만 사용할 것과 국제교류복합단지 지구 구역을 코엑스 주변 1종 전용주거지역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신 구청장과 농성 주민들은 사전 약속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실까지 찾아갔다. 박 시장이 면담을 거절했는데도 이들은 물러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청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신 구청장과 주민들의 돌발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공공기관장이 주민을 선동해 청사에 난입하고 청사 업무를 방해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 구청장이 주민을 선동했다는 주장에 강남구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강남구청은 신 구청장 방문과 주민 시위가 우연히 겹쳤다는 입장이다. 강남구청 측은 "신 구청장이 행정2부시장에 강남구 입장의 건의했지만 의견 차이가 너무 커 시장면담을 요청하고자 시장실을 방문했던 것"이라며 "이 와중에 서울시에 항의 방문차 들른 주민대표 몇 명이 시장 면담을 요청하고자 6층에 올라와 시장실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해명했다.
 
강남구청은 "서울시 간부는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강남구청장이 주민들을 선동했다고 여론을 호도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우연'이라는 강남구의 해명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국제교류복합단지 지구에 종합운동장을 포함시키는 내용을 발표한 것은 지난달 17일이었다. 약 20일 동안 없던 주민 항의가 구청장 방문과 함께 있었던 것을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국제교류복합단지 지구를 확대해 달라는 주민 요구는 이날 처음 받았다. 8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지구가 확정되면 이를 고칠 수 없다는 것을 늦게 알고 종상향을 요구한 것 같다"며 "심의 전 요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려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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