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구 재획정 때마다 반복되는 ‘게리맨더링’ (선거구를 자기 당에 유리하도록 획정하는 것)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선거구획정안 수정권한 포기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그 최종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지난 8일 “여야 간사가 선거구획정위를 독립화하는 문제에 합의했다"며 "이는 선거구획정 관련 국민의 불신 대상이 됐던 의원들이 자기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선거구획정 수정권한을 스스로 삭제, 기득권을 내려놓았다는 의미에서 아주 큰 합의”라고 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독립기구를 두자고 했을 때 그런 성격을 갖는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지 정확하게 합의 된 것은 아니다”라며 입장을 달리했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들이 선거구재획정 관련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에 정치권은 ‘의외로 빨리 정리됐다’는 반응이다.
이를 두고 한 정개특위 관계자는 “정치권이 게리맨더링에 대한 국민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는 원론적 분석에 더해 “여야 지도부에서도 한, 두 곳이면 어떻게든 조정을 해보겠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거의 60곳이나 되는 지역과 국회의원들에게 칼을 휘두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선거구조정 대상 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인구기준 불충족으로 정개특위에 어떻게든 자신의 입장을 관철해야 하는 선거구조정대상 의원들은 “우리가 선거구 문제에 전문성이 있고 현장을 잘 아는 사람들인데 왜 권한을 포기해야 하느냐"며 "선거구 획정은 외부에서 하되 행정구역, 지세, 교통 등 구체 기준들은 정개특위에서 만들어 획정위에 넘기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회의 선거구 획정안 수정권한 포기가 실현되기까지는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이병석 위원장이 지난 8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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