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핀테크', 초라한 성적·유료화 연기 등 '사면초가'
뱅카, 이용자·송금액 '주춤'..송금수수료 유료화도 무기한 연기
2015-04-10 18:16:26 2015-04-10 18:16:27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뉴스토마토 김민성·류석기자] 핀테크 '열풍'으로 금융시장마저 장악할 기세를 보이며 출연했던 '뱅크웰렛 카카오(뱅카)'가 막상 지급결제 시장에서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뱅카와 카카오페이 등의 흥행부진이 이어지면서 은행권과 송금수수료 유료화 협상도 무기한 연기돼 다음카카오(035720)는 '사면초가' 상황에 직면했다.
 
10일 IT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송금서비스 '뱅카'는 150만~200만명, 카카오페이 이용자는 30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뱅카 충전금액도 작년 12월 30억원 수준에서 올해 1월 기준 25억원으로 감소했고 거래액도 17억원에서 1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뱅카의 경우엔 오프라인에서 실제거래를 할 때 모바일 현금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고 송금할 때도 상대방이 뱅카에 가입돼야 가능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한계점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시중은행 등 금융권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카카오발(發) 핀테크가 '찻잔속 미풍'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뱅카의 최대 50만원에 불과한 충전금액도 걸림돌이다. 충전된 돈은 자유입출금식 통장에 넣어둔 돈과 형태가 유사해  은행 입장에선 신규 수익 모델 창출도 어렵다.
 
한 관계자는 "도입초기에 (뱅카와 카카오페이를) 알리페이 등과 비교했던 것 자체가 오류"라며 "금융환경이 기본적으로 중국과 다르고 우리나라 고객이 알리페이처럼 거액을 뱅카에 맡겨두고 소비한다는 건 장기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일침했다.
 
지난해 11월 뱅크월렛카카오 출시 당시 시중은행, 금융결제원 등은 지난달까지 무료로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달부터는 수수료를 유료화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지만 유료화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건당 100원 정도의 수수료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또다른 관계자는 "향후 서비스 가입자, 이용실적 등 추이를 본 후 유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있지만 어느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카카오측에서는 업계 안팍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핀테크 서비스 정식 출시가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것.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경우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와 비교해 가입자 수 확대 측면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뱅카의 경우도 최근 금융당국에서 일일 충전한도 제한을 풀어주는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용 편의성 향상과 더불어 가입자 수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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