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임 위원장은 17일 오전 벤처캐피탈, 사모펀드(PEF) 운용사, 성장사다리 펀드 관계자를 초청해 열린 제4차 금요회에서 "VC·PE가 우리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청년이 꿈을 실현하는 자본시장'을 조성하려면 이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VC와 PE가 모험자본 투자 시 겪는 현실적 장애요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보수적인 금융회사의 투자 문화와 다양한 투자 구조를 설계·실행하기 어려운 제도적 제약을 장애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벤처조합·PEF 출자 지분에 대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위험자기자본(RBC) 등 금융사의 건전성 평가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선순위 비상장 주식과 메짜닌 증권 투자에 대한 위험 가중치 완화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장사다리펀드에서는 민간 자본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인 구조를 다양하게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간 유한책임투자자(LP)에 사다리펀드 지분 매입이 가능한 콜 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이 주요 유인책으로 거론됐다.
현재 공공 부문이 주도 중인 모험 자본 공급 방식을 민간 주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창업투자조합 등 일부 공적 투자 기구 뿐 아니라 동일한 역할을 하는 민간 자본에도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을 담보하고, 인수합병(M&A) 시장의 세제·법령상 제약 요인을 개선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아울러 LP 지분이 거래되는 세컨더리 마켓을 조성해 투자금을 조기 회수하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건의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마련될 모험 자본 활성화 방안에 포함할 것"이라며 "특히 성장사다리펀드, 정책금융이 모험 자본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동안 투자 자금 조성 시 반복됐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부처와 협업이 필요한 과제는 금융개혁추진단을 통해 함께 풀어갈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해 모험자본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적시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위원장은 매주 금요일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금요회를 운영 중이다. 앞서 지난 1,2,3차 금요회에서는 가계부채,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 안심전환 대출을 주제로 간담회를 연 바 있다. 다음 주 열리는 5차 금요회는 '채무 조정 시장 현황과 현안'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차 금요회에서 벤처캐피탈, PEF 운용사, 성장사다리펀드 등 일선에서 자금을 공급하는 모험자본 공급자로들로부터 모험자본 활성화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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