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퇴국면, '공직기강 잡기' 힘빠지나
최경환 부총리 대행체제에 공직기강확립 축소 전망
2015-04-21 16:52:22 2015-04-21 16:52:22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후 총리실 주도로 추진돼 온 ‘공무원 공직기강 잡기’에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부총리 대행체제로 전환되면서 공직기강확립 계획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1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이완구 총리 사의표명 이후 국무총리 업무가 최경환 부총리 대행체제로 전환되면서 총리실이 주도했던 국정과제들이 탄력을 잃을 전망이다.
 
특히 강도 높게 추진되던 공직기강확립이 추진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총리실의 불시방문 등 공직기강확립 방침에 내부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던 일부 공무원들은 안도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총리실이 공직기강확립 차원에서 추진하던 불시방문과 출입시간 체크 등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공무원들의 '출입 성적'이 개인의 근무태도 등 공직기강 보다 직급 등 업무 특성에 더 크게 좌우돼 왔다는 것. 실제 각 부처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부처에서 출입 성적이 나쁜 공무원들 대부분이 장관의 보좌관실과 주요 부서에 주로 포진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대부분 부처에서 출입과 관련해 점수가 나쁜 1등부터 20등까지가 거의 다 실·국장급"이라며 "(공무원이) 그렇게 신뢰가 안 가면 차라리 줄에 묶어두는 게 낫다"고 공직기강확립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무원들은 공직기강확립 추진 계획이 총리의 사의표명 이후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의표명을 한 이완구 총리가 정례적인 일정조차 커버할 수 없게 되면서 총리실 업무의 상당수가 총리실의 손을 벗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국무회의는 최경환 부총리 주재로 열리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오늘 일정 외에 부총리가 앞으로 (어떤 것까지 대신하게 될지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경환 부총리 본인 스스로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경제활성화 등 최 부총리가 챙겨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공직기강확립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부처 내에는 공직기강확립 계획이 당초 계획 보다 대폭 축소 추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총리실은 공직기강확립 계획을 비롯한 각 부서 고유의 업무를 총리의 부재와 무관하게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직제사항에 나타난 총리실 고유의 업무는 (총리의 부재와 관계없이) 올초 계획한대로 진행한다"며 "공직기강확립 계획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처 공무원들은 공직기강확립 추진 정책이 예전처럼 강도 높게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총리실 차원의 보완대책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직기강확립 계획 자체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부산스러운 분위기에서 총리실이 예전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어두운 표정의 이완구 국무총리.ⓒ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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