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재미없다?..골프 GTE는 다르다
2015-04-22 13:12:14 2015-04-22 13:12:14
(사진=폭스바겐 코리아)
 
현대·기아차가 시장을 장악한 국내에서 해외 브랜드 차종이 '국민 ○○'이라는 별칭을 얻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골프는 '국민 해치백'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 어색함이 없다. 지난 1974년을 시작으로 7세대 모델까지 출시, 세계 최다 판매 3대 차량 중 하나로 꼽히는 골프의 입지는 국내 시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런 골프가 고성능 모델 GTI를 바탕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이 이례적으로 국내 출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승 행사를 기획하면서 ‘얼마나 자신이 있길래?’라는 궁금증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 과연 국민 해치백을 넘어 국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 불리기 손색이 없을지 지난 21일 서울 안국역부터 파주 출판단지까지 왕복 80km에 해당하는 구간을 직접 시승해봤다.
 
외관은 익히 알고 있는 골프의 친숙한 모습이다. GTI와 GTD를 잇는 모델인 만큼 스포티한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되, e-모빌리티의 상징인 블루 포인트로 차별성을 준 것 정도가 눈에 띄는 차이다. 헤드라이트 옆에 새겨진 GTE 로고는 폭스바겐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헤드라이트 측면에 선명히 새겨진 'GTE' 로고는 PHEV 차량으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나타낸다.(사진=뉴스토마토)
 
계기판 역시 기존 골프의 모습과 유사하다. 다만 왼쪽 원형 부는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알리는 차지(Charge) 부분과 우측 일반 주행, 고속 주행 시 사용되는 부스트(Boost)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계기판 중앙에는 엔진 또는 전기 모터의 작동 여부와 각각의 주행가능 거리, 배터리 잔량 등이 표시된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통해 엔진과 모터의 구동 여부가 표시되는 점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잔재미를 높이는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PHEV 차량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골프 GTE 계기판(왼쪽)과 엔진 또는 모터의 구동 상태를 보여주는 중앙 디스플레이(오른쪽)(사진=뉴스토마토)
 
골프 GTE의 하이브리드 모드는 총 4가지다. 순수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E-Mode'와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홀드’, ‘하이브리드 오토’에 주행 중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차지’ 모드 등이다.
 
특히 배터리 차지 모드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이 충전된 전기 모터를 소모 후에 엔진 구동으로 전환하는 것과 확연한 기술 격차를 보여준다.
 
◇총 4가지 종류의 하이브리드 선택 화면(사진=뉴스토마토)
 
이 날 E-Mode 주행 종료 후 19km로 표시됐던 전기 모터 최대 주행 가능거리가 배터리 차지 모드 운행 후 10분여 만에 22km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동이 걸리고 차가 출발하면 기본적으로 E-Mode와 하이브리드 홀드 모드가 설정된다.
 
이 같은 기술을 통해 골프 GTE는 가정용 콘센트로 완전 충전까지 3시간45분이 소요되는 전기 모터로 최고 시속 130km, 최대주행 거리 50km를 구현해 냈다. 완충에 소요되는 비용은 1100원으로 50km를 주행하기 위해 필요한 휘발유값 4500원의 25% 수준인 셈이다.
 
◇가정용 콘센트로 완충까지 4시간 미만이 소요되는 골프GTE는 전기모터로 최대 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사진은 전기모터 충전 플러그가 꽂혀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E-Mode 주행으로 붐비기 시작한 시내를 벗어나 탁 트인 고속도로와 마주했다. 고속주행을 위해 기어노블 측면에 위치한 GTE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어울리지 않는 폭발적인 배기음이 순간적으로 터져 나왔다.
 
운전의 재미를 위해 탑재한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뿜어내는 인공음이다. 친환경 차량을 표방하면서도 운전의 맛 또한 놓지 않겠다는 폭스바겐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기어노블 좌측면에 위치한 'GTE'와 'E-Mode' 버튼. 모드 전환을 통해 고효율 또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사진=뉴스토마토)
 
GTE 모드로 부스트존에 들어서게 되면 골프 GTE는 고효율의 친환경 하이브리드카인 동시에 204마력, 35.7kgm의 최고 출력을 뿜어낸다. 시속 200km까지 속도를 한껏 높였음에도 차체 흔들림이나 소음이 심하지 않아 폭스바겐이 주행 성능을 공언한 것이 허언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BMW는 이미 i8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고, 아우디도 이달 중 리터당 60km 이상의 연비를 자랑하는 ‘A3 e트론’ 출시한다. 현대차 LF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하반기 출격을 준비 중이다.
 
막연했던 미래 기술에서 자동차 시장의 핵심 라인업으로 급부상 중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글로벌 경쟁사들의 무한 경쟁에 본격 궤도에 오르는 경쟁 속에 폭스바겐 골프 GTE가 확실한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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