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투자, '월세 대박' 쉽지 않네
공실률 연 3% 미만이 적정..세제혜택은 임대사업자 등록해야
2015-04-24 09:32:47 2015-04-24 09:32:47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News1
 
40대 직장인 박기정씨는 서울에서 2억원에 오피스텔을 매입해 연간 5%대의 조금 넘는 임대수익을 내는 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 그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가까운 거리에 새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임대수요가 점차 줄어 공실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기예금 금리보다 몇 배 이상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매력에 수익형부동산으로 꾸준한 현금관리를 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모아지며, 건설사들은 분양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정부에서 임대주택시장에 대한 세제혜택을 늘리는 것도 호재다. 
 
오피스텔은 부동산 투자 중에서도 은퇴 후 재테크 수단 1순위로 꼽힌다.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며 분양가가 오르고 있지만, 이는 곧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은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려야 한다. 실제 서울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6개월째 내림세다.
 
더욱이 단순히 수익률만 보고 오피스텔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오피스텔 임대수익으로 저금리를 탈피하려는 투자자, 실질 수익률을 따져보자. 공실률과 세금의 함정에도 빠져선 안된다.
 
◇임대수익률은 '단순 수익' 서울지역 5%대..추이는 '하락'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 및 수익률(자료=국민은행)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57%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 기간 수익률은 0.05%포인트 떨어졌다. 경기도(6.1%)나 인천시(7.08%) 수준을 나타냈다.
 
수익률 하락의 원인은 공급과잉, 공실 장기화, 분양가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하반기 신규 오피스텔 공급이 증가하면서 월세가격이 하락해 이것이 임대수익률에 반영되며 하락을 이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올들어 분양가는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의 오피스텔 3.3㎡당 분양가가 1343만원으로 지난해 평균인 1150만원보다 193만원 올랐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2012년 상승세가 꺾였다가 기준금리가 두번 인하된 지난해부터 다시 오름세라는 설명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분양가격 상승, 공급 증가로 임대수익률이 하락세였지만, 초저금리 기조에 맞춰 오피스텔 투자로 발길을 옮기는 투자자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상가나 빌딩에 비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처분도 쉽다는 점, 수익률이 은행금리보다는 월등히 높다는 점은 여전히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임대수익률은 어디까지나 각종 세금이나 보유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수익률인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임대수익은 월 임대료를 12번 곱하고 이 수치를 매매가에서 월세보증금을 뺀 만큼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한다. (월 임대료×12)÷(매매가-월세보증금)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매입 분양가가 높아지면 임대수익률은 낮아지기 때문에 인근 시세와 분양가를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실률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1년 3%가 이상적"
 
실질 수익률을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공실률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공시되지 않는다. 투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동산중개업자나 주변 관계자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상 1년단위로 3% 이상이면 공실률은 높은 수준이며, 연간 11일 이하인 것이 이상적으로 평가된다. 지역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황재현 KB국민은행 가치평가부 차장은 "공실률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 있는 그대로 공개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통계를 내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같은지역에 있는 다른 오피스텔 운용상황을 두루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철 연구원은 "수요가 풍부한지가 가장 중요한데, 결국 업무 배후지역이나 역세권 등이 수요를 가늠하는데 가장 정확한 기준"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월세 수요는 빌트인을 원하는 경향이 커서 주변에 새 오피스텔이 너무 많지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남 NH투자증권 포트폴리오솔루션부 연구원은 "공시된 수익률은 부동산 중개수수료나 장기 수선유지비용 등 제반비용은 물론 공실률, 연체율은 고려되지 않아 실수익률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혜택받으려면 임대사업자로 등록
 
세제 혜택도 살펴야 할 부분이다. 오피스텔 투자에 대한 세금은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취득세나 재산세 등 감면 혜택을 다양하게 적용받으려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오피스텔 투자자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된 것은 2013년부터다.
 
취득세는 주택임대용으로 등록할 경우 올해 말까지 면제되거나 감면된다. 재산세도 면적에 따라 차등 과세되는데, 60㎡ 이하는 50%, 60~85㎡는 25%를 각각 감면받을 수 있다. 소득세와 법인세는 30%를 감면해준다.
 
따라서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소규모 주택임대를 고려한다면 세금에 대해 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몇 년간 장기간 임대사업을 할지 여부는 임대사업자 등록 때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부분이다.
 
김정남 연구원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 세액 감면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년 또는 8년동안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데, 그 기간 중에 금리가 인상된다면 환금성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을 구입해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을 초과한다면 건강보험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건강보험료는 한 달에 30만원대에 달해 부동산 투자로 인한 실질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김보선 기자(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