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동반급락'…조정장 길어지나
외국인 매수세 축소…대내외 악재에 시장 '발목'
2015-05-06 15:30:00 2015-05-06 15:30:00
안도랠리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급등했던 증시는 돌변한 분위기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위험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만큼 국내 주식시장이 당분간 조정국면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변심에 지지선 무너져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까지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는 다시 추세적인 약세장을 연출 중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달 24일부터 7거래일 동안 무려 엿새간 내리막길을 걸었고, 급기야 최근 주요 지지선인 20일(2120선) 이평선을 하회했다. 코스닥 지수도 지난 9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곤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대금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의 거래대금은 지난 4일 7조7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으로 8조원을 하회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6 거래일 간 지속됐던 '사자' 행진을 멈추고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다시 주식을 사들이긴 했지만 그 규모는 2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심리는 더 크게 악화됐다. 지난 22일부터 9거래일 동안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288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당분간 상승세 회복 어려울 듯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고 있는 것은 대내외 시장 여건 악화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구제금융을 둘러싼 그리스발 악재가 투심을 크게 얼어붙게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이 그리스 빚을 일부 탕감해주지 않으면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독일 국채금리가 9일간 30bp나 급등해 유로존 위기를 고조시켰고, 신흥국에서는 낙관론이 팽배했던 중국 증시가 전일 4% 이상 주저앉기도 했다.
 
국내 여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주 우려가 부각된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에서는 '가짜 백수오' 사태와 맞물린 매도 폭탄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장세로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국내 시장에 조정 신호가 나타났다며 코스피와 코스닥의 단기 예상 밴드를 각각 2090~2170, 647~698선으로 제시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지난달 22일(코스닥)과 24일(코스피)에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간에 다시 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노정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머징의 전반적인 자금 유입 강도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당분간 외국인 수급이 약해질 전망"이라며 "최근 자산 시장의 특징은 부동화, 특히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국내기업 이익 전망이 아직 탄탄한 만큼 지수의 추세적 상승세가 꺾인 게 아니라는 것.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여전히 상향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 시점은 단기 조정과정 후 재상승이 모색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이익 모멘텀 호조가 뒷받침되고 있는 상승 선도주들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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