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카피캣에서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발돋움한 샤오미가 인터넷금융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새로운 야심을 드러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터우즈지에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전일 저녁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7일간의 '가상자본금 체험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출과 재테크를 아우르는 소매 금융의 가능성을 엿보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발판으로 샤오미가 인터넷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샤오미가 인터넷금융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은 레이쥔(왼쪽) 샤오미 CEO가 인도에서 출시된 Mi4i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인터넷금융 시장 진출을 '병마미동, 량초선행(兵馬未動, 糧草先行)'이라는 말로 묘사했다. 군대가 움직이기 전에 군량이 먼저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하든 먼저 필요한 준비 작업을 잘 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샤오미는 지난 3월부터 샤오미금융의 채용 공고를 내며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지금까지 구체적인 인원은 확인할 수 없지만 프로그래머와 국제결제 및 금융상품 전문가, 신용대출 정책 전문가, 대출관리 전문가 등을 꾸준히 영입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제3자결제와 소비자금융, 공급사슬금융 등에 모두 발을 디딜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장악하고 있는 제3자결제 시장에 본격 도전하는 등 하드웨어를 접수한 샤오미의 새 먹거리 찾기가 시작된 것이다.
티몰과 JD닷컴 등 온라인 상점을 기반으로 결제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고 있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와는 달리 샤오미는 제품 판매와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채널의 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안전하게 상품을 전달할 수 있는 배경을 확보할 수 있다. 비용 절감도 덤으로 따라온다.
또 이를 통해 상품 유통 주기 단축과 신규 고객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상품 결제를 자체 시스템으로 끌어들이며 상품 배송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이에 따르는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자금 유동성이 높아져 자금 관리에도 용이하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제품의 유통 안전성을 담보하며 고객의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샤오미의 행보가 기발한 발상은 아니지만 대세를 따르면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는 훌륭하다는 평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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