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경험이란 의미의 UX가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핵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워치, 스마트카, 스마트가전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가 등장함에 따라 UX가 제품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 비즈니스·테크미디어 후시우닷컴에 따르면 ICT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UX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고, 그 중심에는 마이크로스프트(MS)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있다.
◇중국의 거물 UX디자이너들은 MS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은 MS가 작년 10월 공개한 '윈도10'.(사진=뉴시스)
얼마 전 샤오미에 인수된 리고디자인(Rigo Design)의 창업주 주인(朱印), 텐센트의 자체 운영체제(OS) '텐센트OS' 개발에 참여하게 된 아크디자인(ARK Design)의 창업주 왕신레이(王心磊)와 텅레이(騰磊), 그래픽디자인 전문업체 에이코디자인(Eico Design)의 창업주 장웨이(張偉) 등은 모두 MS에서 UX디자인의 기초를 다졌다.
이들이 MS와 인연을 맺은 때는 UX디자인의 개념도 모호했던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확장과 함께 MS, 바이두 등 대형 IT 기업들이 전문 인력을 대거 모집하던 시기로 광고 제작이나 웹디자인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MS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력은 훗날 중국 IT업계가 우수한 UX디자이너들을 다수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베이징 소재 MS 아시아디자인센터 윈도우모바일팀에서 근무했던 장웨이는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는 소소한 능력까지도 MS에서 배울 수 있었다"며 "기초부터 차근히 몸에 익힌 것들이 지금의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MS차이나에서 콘셉디자이너로 일하다 전기자동차 개발사 창업주로 변신한 후이린(胡依林)도 "MS에서의 생활이 나의 인생 전체를 바꿨다"고 회고했다. UX디자인의 본질이 이용자가 가장 만족할 만한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 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비즈니스 감각 등도 함께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과 함께 UX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MS의 인력은 하나 둘 씩 야후, 구글 등 다른 IT 기업으로 옮겨가거나 자기 회사를 만들며 독립을 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의사 결정이 더디고 권위적인 MS의 조직문화도 영향을 끼쳤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UX가 신제품에 빠르게 적용되지 않고 시안으로만 남아있는 것도 결정적 요인이었다.
그럼에도 MS는 지금까지도 매년 1000여 명의 인턴을 배출하며 UX디자인 사관학교로서의 명성을 잇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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