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사업 입찰 참가 소식만으로도 경쟁사를 주눅들게 했던 '래미안'의
삼성물산(000830)이 수주전(戰)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 빈 자리는 '자이'를 내세운
GS건설(006360)이 차지하며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GS건설은 이미 지난해 실적을 초과해 업계 최고 수주고를 올렸다. 반면,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수주도 전하지 않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도 올해 GS건설이 5곳에서 분양에 나서 모두 순위 내 마감시켰지만, 삼성은 한 곳만 분양한 채 하반기 분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GS건설은 전국 9개 사업장에서 2조8986억원을 수주하며 업계 최고의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수주실적을 올린 롯데건설 5건, 1조3595억원을 압도한다. 이미 지난해 수주고인 2조464억원을 초과 달성했으며, 지난해 연간 최고 실적을 기록한
대림산업(000210)의 2조1961억원도 가뿐히 넘어섰다.
분양시장에서도 GS건설은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GS건설은 현재까지 전국 5곳에서 아파트를 분양했다. 최근 분양한 신금호파크자이가 67가구 모집에 1646명이 몰리며 평균 24.6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905가구를 모집한 구미 문성파크자이도 14.3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지난달 분양한 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평균 23.8대 1로 미사강변 내 최고 청약률을 기록했다. 청라국제도시에서 공급한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는 청라에서 최근 8년간 공급된 36개 단지 중 4번째로 높은 평균 9.4대 1로 마감됐다.
특히, 지난해 1892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미분양을 기록했던 경기 김포 한강센트럴자이는 수도권 전세난에 힘입어 올해 모두 팔려나갔다.
GS건설은 지난해 전국 10개 단지, 8657가구를 분양했다. 2013년 4대 1에 불과했던 자이 아파트 평균청약률은 지난해 25대 1로 상승,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이 같은 선전으로 지난 1분기 실적 집계 결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2조3160억원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적자 수주경험과 국내 주택시장을 감안해 공격적으로 사업지를 비축하고 있다"며 "변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확보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주택시장 최강자를 지켜온 삼성물산은 몸을 추스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 참전을 하지 않고 있으며, 분양 공급량도 조절 중이다.
올들어 삼성물산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고는 아직까지 전무하다. 지난해에도 7500억원 규모의 부산 온천4구역사업 1건만 수주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5월까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 1개 단지 총 180가구만을 일반 분양했다. 이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7대 1을 기록, 1순위 마감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에도 4개 단지, 1821가구만 일반에 분양했다. 10대 건설사 중 삼성보다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곳은 한화건설(140가구), SK건설(1526가구) 뿐이다.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은 2013년 28대 1, 2014년 30대 1로 가장 높은 평균청약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의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지만 올핸 시장에서 볼 기회가 줄고 있다.
삼성물산은 싱가포르 LNG터미널,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고수익 해외사업이 종료되고, 국내 주택시장 실적 저하에 따라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7% 하락한 48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에서 빠질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앞으로 5~6년 분양할 수 있는 물량이 계획돼 있고 이를 성공적으로 사업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며 "강남권에서는 개포주공과 가락시영 등이 곧 사업화 될 것이다.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이면 언제든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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