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잇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날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소환된 정 전 부회장을 상대로 포스코건설이 하도급업체나 해외 사업현장에서 조성한 비자금 조성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 확인했다.
검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하도급업체를 통해 영업비 명목으로 자금을 빼돌리는 방법이다. 정 전 부회장이 재임했던 기간 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한 하도급업체로부터 받은 영업비는 총 10여곳에서 5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 부분에 집중됐으나 정 전 회장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자금 사용에 대해서는 개인이 아닌 회사를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또 현장소장에게 지급되는 활동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거나 베트남사업 현장에서는 운영비 가운데 일부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도급업체를 통한 비자금 수사 첫 단계에서 혐의가 밝혀진 흥우산업은 비자금 액수가 가장 큰 데다 증거 인멸 혐의가 확인되면서 우모 부사장이 구속됐다.
검찰은 수사가 계속 되면서 의혹에 관여한 하도급업체 수나 영업비 명목의 비자금 액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은 나머지 비자금 조성 과정에 정 전 회장이 개입했거나 지시 또는 묵인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추가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재소환 방침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의 이번 조사 결과와 그동안의 관련자 진술,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 전 부회장의 재직기간 중 포스코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졌던 정준양 전 회장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조사에 앞서 포스코플랜텍의 이란석유공사 석유플랜트 공사대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도 이번주 내 소환할 예정이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중인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사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포스코는 창업주인 박태준 회장이 정계에 진출한 뒤부터 매 정권마다 수난을 반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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