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번호이동 가입자 비중이 타 요금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진 KT 마케팅부문 무선사업담당 상무는 지난 20일 마련된 백브리핑에서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가입한 번호이동·기기변경·신규가입 고객 비중을 분석한 결과 번호이동이 KT의 타 요금제 대비 약 1.3배 높았다"며 "예단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우량고객 유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이용하기 위해
SK텔레콤(017670)이나
LG유플러스(032640) 등 타사에서 KT로 넘어오는 가입자가 상당수임을 의미한다. 물론 이통 3사 중 KT가 지난 7일 가장 먼저 새 요금제를 선보여 가입자 선점 효과를 누리기도 했지만, 타 요금제 대비 번호이동 비중이 높았다는 점에서 요금제 자체의 가입자 유인 효과도 짐작해볼 수 있다.
KT는 "지난 18일자로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입자가 20만명을 돌파했다"며 "월별 데이터 사용량 편차가 큰 고객일수록 KT의 요금제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은 데이터 이월하기와 다음 달 데이터 당겨쓰기가 가능한 '데이터 밀당' 기능을 통해 월별 데이터 사용량 편차를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지난 2013년 9월~12월 중 당시 6개월 이내 LTE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데이터 혜택'을 설문조사한 결과, 기본 제공량 2배 제공이 20.7%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데이터 밀고 당겨쓰기가 19%로 2위에 올랐다.
박 상무는 "유선 통화 사용량이 많다면 SK텔레콤이, 모바일 TV를 자주 시청한다면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데이터 이용량에 편차가 크다면 KT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요금제'는 2만원대 최저 요금제부터 유·무선 음성통화가 완전 무제한이며, 3사 중 유일하게 3G 가입자도 가입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LTE 데이터 중심 비디오' 요금제를 별도 출시해 매일 1GB의 전용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고 있다. 다만 KT도 향후 고객 수요와 시장 반응에 따라 '유선 통화 완전 무제한' 및 '3G 가입자 포함'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서비스 확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KT의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가입한 약 20만명 중 70% 가량은 기존보다 요금제 수준을 하향했고 약 30%는 상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 고객은 기본료를 평균 1만3805원 절감했고 상향 고객은 평균 5903원이 늘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KT의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입자 중 기존보다 요금제 수준을 하향한 고객은 평균 기본료 1만3805원을 절감했고 상향 고객은 평균 5903원 증가했다.(자료=KT)
박 상무는 "단기 ARPU 하락으로 올해 매출 손실은 예상하고 있지만 요금제 하향 고객은 출시 초기가 지나면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번호이동을 통해 우량 고객들이 유입되고,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따라 ARPU 훼손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는 데이터 사용에 특화한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오는 6월1일엔 특정 시간에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 타임 플랜(My time plan) 서비스를 출시한다. 또 수동으로 와이파이를 켜고 끄지 않아도 집에 가면 자동으로 기가와이파이에 연결되는 서비스도 곧 선보인다.
박 상무는 "KT의 경영 목표인 기가토피아를 달성하기 위해선 음성이 아닌 데이터로 싸워야 한다"며 "6, 7, 8월 계속해서 데이터와 관련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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