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여파로 10대그룹 상장사의 퇴직금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그룹 소속 97개 상장사의 지난해 판매관리비 및 현금흐름표상 퇴직급여액은 2조994억원으로 전년 1조5751억원보다 3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는 110조8914억원에서 114조6842억원으로 3.4%(3조9028억원) 늘었다. 퇴직급여액이 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로는 한화그룹(7개사)의 퇴직급여액이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2418억원으로 172%의 증가율을 기록해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직원 수는 4738명에서 4327명으로 8.7%(411명) 줄었다. 한화생명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5년 만에 85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1인당 평균 1억원 안팎의 퇴직 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현대중공업그룹(3개사)도 대규모 적자로 임직원 구조조정을 실시해 퇴직급여가 2013년 274억원에서 지난해 546억원으로 99.6%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의 퇴직급여 규모는 2013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461억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났다.
삼성그룹(18개사)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직급여액이 846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5570억원보다 52% 증가한 규모다.
퇴직급여액은 LG그룹(12개사)이 2409억원에서 3023억원으로 25.5%, 현대차그룹(11개사)과 포스코그룹(7개사)도 각각 2583억원과 434억원으로 각각 3.1%, 2.3% 증가했다.
반면 SK, 롯데, GS, 한진 등 4개 그룹의 퇴직급여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SK그룹은 0.7% 줄어든 1457억원이었고, 롯데그룹(8개사)은 6.8% 감소한 1277억원으로 집계됐다.
GS그룹(8개사)과 한진그룹(6개사)은 각각 414억원과 364억원으로 각각 8.4%, 4.4% 감소했다.
개별 상장사 중에서 지난해 퇴직급여액이 10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수는 6개사에서 8개사로 2곳 늘었다.
지난해 8320명의 대규모 명예퇴직을 시행한 KT는 퇴직급여 규모가 1조2003억원으로 조사 대상 상장사 중에서 가장 컸다.
KT에 이어 한화생명(2042억원)과 삼성전자(1866억원), 우리은행(1775억원), LG전자(1563억원), 기업은행(1488억원), 삼성생명(1158억원), 현대자동차(1040억원) 등의 순으로 지난해 퇴직급여액이 많았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