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Sepp Blatter). (사진=로이터통신)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5선 성공에 따른 후유증이 점점 커지고 않다. 급기야 FIFA 주관 대회인 축구 월드컵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과 대륙 연맹의 FIFA 탈퇴 시도가 적극 논의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Dailymail)은 1일 보도를 통해 블래터 회장 5선을 앞두고 유럽축구연맹(UEFA) 내부에서 기존의 월드컵에 대적할 대회 창설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패 의혹이 있는 블래터 회장 영향력 아래에서 벗어난 신규 세계 축구 대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제안은 알란 한센 전 덴마크 축구협회장으로부터 비롯됐다. 한센 회장은 54개 유럽 국가가 참여하는 유러피언챔피언십에 타 지역 국가의 참여를 허용하고, 현재 4년 주기로 열리는 대회를 2년 주기 대회로 바꿔 대회 개최 주기를 줄이자고 주장했다. 월드컵과 비교해 더욱 잦은 노출을 의도한 것이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한센 회장은 UEFA의 계획이 FIFA의 주된 수입원인 스폰서 기업들과 중계 방송사 등이 크게 유혹할만하다고 믿고 있다. 또한 한센 회장은 최근 남미 일부 국가도 UEFA와 함께 '월드컵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어 UEFA의 제안을 축구 강국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레그 다이크(67) 잉글랜드축구협회(FA)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우리만 월드컵을 보이콧하는 것은 소용이 없지만 나머지 유럽 국가가 보이콧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도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종가' 영국도 동참 의사가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월드컵 보이콧보다도 급진적 시도도 최근 보인다. 미셸 플라티니(60·프랑스) UEFA 회장은 월드컵 보이콧은 물론, 아예 UEFA를 FIFA로부터 분리해 독립 기구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UEFA는 오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맞춰서 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 총회는 현 상황과 관련된 방향 설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보이콧, 유러피안챔피언십 확대, UEFA의 FIFA 탈퇴 등이 이때 논의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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