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대차거래 잔고 급증
"시장하락 예상한 외국인 늘어난 탓"
2009-05-10 09:57:00 2009-05-10 09:57:00
올해 들어 증시의 대차거래 잔고가 많이 증가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외국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등을 위해 빌린 주식의 규모를 의미하는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해 말 3억4천191만주에서 이달 7일 현재 4억1천516만주로 5개월 새 7천만주 이상 늘어났다.
 
대차거래 잔액은 더욱 늘어 지난해 말 10조376억원에서 지금은 17조4천240억원으로 급증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증권예탁원이나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저가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거두는 거래 기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약세장이 이어지자 지난해 10월부터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 매도 등을 이용한 실질적인 공매도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더구나 금융당국이 해외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공매도 재허용을 검토하고 있어. 이에 대비해 외국인들이 대차거래 잔고를 늘렸다는 분석도 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7일 현재 대차거래 잔고가 232만주에 달해 지난해 말 90만주의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공매도 금지 이전인 지난해 9월 말 잔고 246만주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12월 640만주였던 대차거래 잔고가 지금은 945만주로 늘어 지난해 9월 말 잔고였던 810만주를 넘어섰다.
 
SK에너지도 이달 7일 현재 대차거래 잔고가 312만주에 달해 지난해 9월 말의 303만주를 넘어섰으며, LG의 대차거래 잔고도 지난해 9월 말보다 많은 604만주에 달한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의 대차거래 잔고가 지난해 말 319만주에서 이달 7일 현재 478만주로 크게 늘었으며, KB금융도 같은 기간 대차거래 잔고가 444만주에서 988만주로 급증했다.
 
대우증권의 심상범 애널리스트는 "대차거래 잔고의 급증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질적인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린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시장의 하락에 베팅하는 외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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