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조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개선된 경제 지표들로 월가에서 9월 금리 인상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증시를 끌어올릴만한 요인이 부족해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지표 개선에 9월 금리 인상설 '솔솔'
월가에서는 그동안 잠잠했던 9월 금리 인상설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경제 지표들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을 포함한 다수 전문가들의 발언이 9월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전문가 예상을 뛰어넘는 28만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연준 위원들이 눈여겨보는 시간당 평균 근로소득도 전달보다 8센트(0.32%) 오르며 올 들어 가장 큰 임금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렇게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투자은행들과 전문가들은 9월을 가장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보고있다.
웰스파고는 9월을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꼽았고 CME그룹 조사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9월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33%로 5월 고용 지표 발표 직전인 27%에서 6%포인트 높게 점쳤다.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도 9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찰스 플로서 전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고 고용지표 발표 후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밝혔다.
앞서 자넷 옐런 연준 의장 역시 "경제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었다.
최근 뉴욕 증시에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고용지표가 발표된 지난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증시 하락세가 이어졌고 국채 시장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달러화 역시 다시 강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운송주 하락은 증시 조정 전조?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여름 뉴욕 증시에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상승 동력이 부재하다는 평가다.
증권사 레이몬드 제임스는 "현재 잠재적인 인수합병(M&A) 소식 이외에는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이 없다"라고 평가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운송주의 급락에 대해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8일(현지시간) 다우지수에서 운송평균지수는 2.06% 내렸고 올해 초 현재까지 6.9% 하락한 상태다.
많은 전문가들은 운송주의 움직임이 시장 전체 움직임을 좌우할 정도로 경제 성장에 있어 중요한 척도로 보고 있다.
CNBC도 그동안 운송주의 하락은 증시 조정의 전조였다고 지적한다.
샘 스토발 S&P캐피탈 상무 이사는 "운송주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운송주가 선전하지 않으면 다우지수는 상승할 수가 없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지난 1987년 미국의 블랙먼데이를 정확하게 예측한 로버트 프렉터 뉴욕 증시 기술 분석가 역시 다우지수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6번이나 경신했을 때, 운송업종 지수는 한번도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운송지수는 오히려 지난 5월29일 7개월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프렉터 분석가는 "운송업종이 다우지수를 끌어내릴 것"이라며 "현재 증시의 급락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자은행 도이치뱅크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여름에 S&P500지수가 5~9% 정도 빠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데이빗 비앙코 도이치뱅크 전략가는 "현재 증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불확실성이 불거지고 있고 그리스 위기도 짙어지고 있는 만큼 여름에 조정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조정론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운송주가 부진할 때 증시가 상승했던 경우도 있었다는 반론이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 펀더멘탈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점 역시 장기적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여름 조정을 예측한 도이치뱅크 역시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는 올해 3%대의 성장을 할 것이고 따라서 조정도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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