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erging Market) 지수 편입이 보류됐다. 후강퉁을 통한 자본 시장 개방 등으로 기대감이 컸지만 또 다시 외국인들의 시장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그러나 MSCI는 편입 조건이 충족될 경우 정기 검토 기간 외에도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시장 접근성 부족으로 편입 또 불발
MSCI는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연례 지수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국 본토증시 A주를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CI는 중국 시장에 대해 시장 접근성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MSCI는 연기금과 자산, 매니저, 증권 중개인들과 여러 차례 회동을 가진 결과 현 시점에서 A주의 지수 편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가 쿼터제(한도)로 제한돼있을 뿐만 아니라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과 관련한 결제와 신탁 관리를 둘러싸고 기술적인 문제들이 잔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이 처음 불발된 이후 중국 자본시장을 세계적으로 개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투자 쿼터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금 한도를 50% 확대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후강퉁 제도를 시행했다. 중국 A주는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위안화 표시 주식으로 그 동안 중국 투자자들에게만 제한됐으나 후강퉁 시행으로 글로벌 투자자에게 개방된 것이다.
또 중국 금융 관료들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투자 기관을 만나 MSCI 편입 제안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 경계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쿼터 시스템이 확대됐지만 수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금융 기관이 지수에 연동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규모의 중국 주식을 매입하기에는 아직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게리 클레이맨 클래이맨 국제컨설턴트 수석 파트너는 “시장 개방성 측면에서 중국이 타 신흥국에 비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 결과”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상하이 증시가 60% 가까이 급등함에 따라 증시에 대한 과열 논란도 문제로 제기됐다.
◇조건 충족 시 편입 가능성도 제기
이번 MSCI의 결정으로 글로벌 자본 투자처로서 인정받고자 했던 중국 정부의 야심에는 큰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A주가 약 1조7000억달러 규모의 신흥국 시장에 편입함으로써 수백억달러의 자금이 증시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 한 단계 도약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레미 브리언드 MSCI 총괄 이사 겸 리서치 부문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A주의 편입은 불발됐지만 중국 증시를 기관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편입 가능성이 열려 있어 긍정적이다. MSCI는 시장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면 정기 검토 기간이 아니더라도 편입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중국 자본 시장의 추가적인 개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루이 뤼 홍콩 기반 CSOP 자산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주의 MSCI 지수 편입은 시기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게리 클레이맨은 “중국 경제가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타 신흥 국가들과 경쟁하는 구도에서는 현재로선 중국이 시장을 추가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대안책”이라고 설명했다.
클렘 밀러 윌밍턴 트러스트 어드바이저스 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시장에 대한 거의 모든 통제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편입 시기가 중국 시장의 개방 정도에 달려 있지만 올해 10월로 예정된 선강퉁(홍콩-선전 증시간 교차거래) 시행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편입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조지 마리스칼 UBS 자산 관리 수석 전략가는 “중국은 시장 개방에 적극적일 것”이라며 “문제 해결까지 6개월에서 9개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 봤다.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회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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