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경제자유구역(이하 경제특구) 조성을 위한 청사진이 마련된 지 7년이 지났다. 지난 2002년 이후 정부가 지정한 경제특구만 모두 6곳에 이른다.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을 만든 것은 우리나라를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해가 거듭되면서 원대했던 포부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부작용만 양산되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토마토TV는 경제자유구역의 현주소를 점검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지난달 정부는 당초 5년이던 법인세와 소득세, 지방세 조세감면제도를 7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제자유구역 육성책을 내놓았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은 반응은 아직 냉랭하다. 외국인들이 들어와 기업을 하기에는 도로, 공원, 녹지등 기반시설이 아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특히 필수 요건으로 꼽히는 교육, 의료서비스체계가 정부 부처간 갈등으로 인해 국제 수준을 못 맞추고 있어서다.
◇ 외국기업 투자유치 `헛바퀴`
이 때문에 경제자유구역에 신고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6억6000만달러가 고작이다.
전체 FDI의 4%에 불과한 수준이다.
경제자유구역 조성이 처음 발표된 지난 2003년 4000만달러를 시작으로 지난 2005년 글로벌기업의 투자활성화와 개발사업착수에 따라 6억달러에 달했던 경제자유구역내 FDI 규모는 2006년 2억2000만달러, 2007년 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억달러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정책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산하 경제자유구역기획단과 실제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각 개별 구역청간 정확한 규모에 대한 파악이 상이한 상태다.
건수는 투자 유치구모에 따라 중앙과 구역청의 산정방식이 차이가 있고 세부 추진계획에 대해서는 기획단이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경부 산하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은 "각 구역청별 투자유치계획은 구역청 소관사항이기에 구역청의 자료에 의지할 수 밖에 없어 정확한 규모 파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디벨로퍼에 의한 정주여건 조성작업이 한창 중인 현 상황에서 외투부분을 평가하긴 이르지만 투자지속형 외국기업의 입주에는 여러가지 장애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개발사업자를 통한 입주기업의 유치가 미흡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원스톱서비스 부족, 고가의 세금과 땅값, 기반시설 미비, 국내 대기업의 입주 기피 등을 지적했다.
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들은 "외국인의 생활환경 결정요인 중 교육과 노무관계에 대한 매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 연구기관의 관계자조차 "투자를 고려하던 기업조차 국내의 노동조합의 쟁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투자계획을 심각히 제고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푸념하고 있는 실정이다.
◇ 무계획..외국자본이 외면
경제자유구역에는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란 경제학적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데도 있다.
물류산업 분야는 6개 경제구역 모두에서 직, 간접적인 유치산업으로 선정돼있고 자동차 제조업, 첨단·정밀부품 소재산업도 부산·진해와 광양만 , 황해 지역 모두에서 유치를 희망하고 있어 특성화된 지역산업발전 정책이 부재한 채 단순히 산업규모와 성장가능성을 통한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심천의 사례을 비춰보면 경제자유구역간의 경쟁을 통한 효율성있는 특구 구축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물류와 제조업분야의 창의적 아이디어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 아닌 단순한 지역의 단기적 경제성장을 위해 선택, 추진되는다는 것은 이러한 경쟁을 통한 특구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자본의 유치정책에 대한 중장기적인 마스터 플랜도 부재한 상태다.
경제자유구역 사업발전 계획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립과 부지조성을 통한 개발단계를 시작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주요 비지니스 시설과 학교, 병원 등 외국인 정주요건을 조성, 2013년부터 입주기업 유치를 시작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세계 100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를 유치하기로 계획됐다.
하지만 정주여건 조성이 일부 마무리단계에 들어간 일부 구역에서조차 본격적인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인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정주환경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유치에 대한 계획을 따로 세우는 것은 무의미했지만, 지난해 연간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있고 장기적 플렌드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계별 시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세계 500대 세계적 기업중 현재까지 국내에 투자한 기업은 지엠(GM), 보잉, 디에이치엘(DHL), 이즈미 그룹 미쯔이, 모건스탠리, 맥커리 등 6개에 불과하다.
경제자유구역의 또 다른 문제는 효과적인 외자유치 지원을 위한 통합적 콘트롤타워 부족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현행 외자유치 추진체계는 지식경제부 산하의 투자정책관과 경제자유구역기획단, 코트라, 국토해양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간의 연계체계는 미비해 보인다.
기관간 업무영역에 대한 규제로 인해 관리 감독을 담당하는 기획단은 기획청에 자료에 의존한 정책 수립에 머물뿐이고 각 구역청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른 계획보다는 지방자치단체의 계획에 따른 업무 추진을 시행하고 있어 효율적이고 일원화된 외자유치의 기회마져 날려버렸다.
정부의 정책수립은 각 지역청의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고, 지역청은 중앙정부의 정책을 별로 신임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걷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입김마져 더해져 외국자본 투자유치를 위한 정책적 기준은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다.
기획재정부 등 중앙 정부의 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인 학교설립과 외국병원 유치 계획에 대해 지역청은 "당장 학교설립이 된다고 해도 입학정원은 채 50명도 넘지 않는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학교설립 시점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반적인 산업특구와 달리 경제자유구역은 생산서비스 기반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정 연구위원은 "경제특구를 위한 정부의 도로 등의 인프라 지원이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라는 것은 해외 경제자유구역과의 경쟁에서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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