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주택시장 회복세는 이어지겠지만 전셋값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또 다시 0.25%포인트 인하됐다.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월세화에 속도가 더 붙으면서 전셋값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은 당분간 소폭이지만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당장 가격 상승폭이 크게 높아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주택구입에 필요한 대출 이자가 낮아지면서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가 인상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전환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난에 쫓긴 실수요자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조달이나 이자부담 경감으로 인해 구매에 나서는 현상이 연내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지만 분양이 잘 되고 있는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는 수요자들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월세전환 가속화로 인한 전셋값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함 센터장은 "임대차 시장에서 임대인의 경우 금리인하로 기회비용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월세화가 속도를 내면서 전세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들고, 그에 따라 전셋값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주택시장의 거래량 증가와 가격 회복 등을 이끌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돈이 돌겠지만 서민들의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고통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 가계부채 문제가 추후 금리 인상 시점에 부동산 시장을 옥죄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최근 강동권 재건축 이주수요로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경기 구리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는 전세물건 찾아보기도 힘든 상황인데, 기준금리 내려가면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더 늘어날 것은 뻔하다"며 "전셋값은 앞으로도 더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 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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