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산업은행이 대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사모펀드(PEF)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또 국내외 은행 인수합병(M&A)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13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사업구조 재편, 유동성 위기 극복 등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 구조조정 PEF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투자대상으로는 ▲ 자발적 구조조정을 위해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기업 ▲ 채권금융기관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한 기업 등이 꼽히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 PEF는 일종의 '프로젝트 PEF'로, 구체적인 건수나 규모는 구조조정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산은이 주도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여기에 투자금을 끌어모는 형식으로 마련된다.
민 행장은 "현재로선 전체 규모를 예측할 수 없지만, 일단 상반기 중 1조원 규모의 PEF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이같은 방식으로 마련한 PEF를 통해 문제가 있는 기업의 자산을 시가로 매입할 방침이다. 향후 펀드 운용 과정에서 초과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당 기업과 공유할 계획이다.
민 행장은 "경영여건이 호전된 뒤 해당 기업이 매각자산을 다시 매입하기를 원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등 경영권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방식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며 "또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향후 경영권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이 이같은 방식을 통해 대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최근 일부 그룹들이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 행장은 "일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이라며 "추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또 민영화 이후 오는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의 기업금융투자은행(CIB)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단계로 오는 9월 산은지주회사와 정책금융공사(KPBC)를 설립하고 2단계로 정책금융공사 보유 지분을 우선 매각하는 등 민영화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2014년 이후 3단계로 지배지분을 매각해 민영화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M&A를 통해 수신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그러나 소매금융 경쟁에 나설 뜻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산은은 소매금융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 없다"며 "최소한의 소매금융을 위한 M&A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열중 경영전략부장은 "산은지주사를 글로벌 수준의 CIB로 발전시키는 한편 시장친화적 정책금융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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