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최근 ‘통일 준비’ 명목의 이벤트를 줄줄이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관련 부처에서 뒷받침한다는 취지이지만, 불안한 남북관계를 관리하고 대화를 모색해야 하는 통일부의 주된 업무 대신 이벤트성 사업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일부의 최근 이벤트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5월 말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통일박람회 2015’였다. 이 행사에는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언론·학술기관, 통일 관련 민간단체, 개성공단 입주기업, 탈북민 단체 등 164개 기관과 단체가 참가했다. 이들 기관·단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통일과 관련된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했다. 주변에서는 '분단 70년 사진·영상전' 같은 전시회,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플래시몹, 어린이들을 위한 모형 ‘통일열차’ 운행, 음악회 등 행사가 열렸다.
통일박람회를 끝낸 통일부는 각종 공모 행사와 경연대회를 시작했다. 우선 영화 시나리오를 공모하는 ‘통일 IS CINEMA’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상금은 총 6200만원이고, 촬영 장비와 극장 상영도 지원하기로 해 적잖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통일부는 ‘유니뮤직 레이스 2015’라는 이름의 창작음악 경연대회 계획을 공개했다. 상금은 총 1900만원이고, 수상팀 앨범 제작 예산은 따로 있다. 그밖에도 통일부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UCC 공모전’을 벌여 지난 22일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을 열었고, 통일박람회 인증샷 이벤트와 관람후기 공모전도 진행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벤트가 통일 준비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이며, 의미가 있다 해도 통일부의 이런 행사가 열리는지를 아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통일박람회 2015' 홍보 포스터. 사진/통일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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