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에 국회 일정이 올스톱되면서 6월 국회의 법안처리도 사실상 종료되는 모양새다.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등 여권 내 갈등이 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9일 당장 예정돼있는 국회 상임위 일정은 메르스 관련 법 논의를 위한 복지위 법안심사소위뿐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통화에서 29일 법안소위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위 외 대부분 상임위 일정은 거부권 정국 속에서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어 6월 국회 내 처리가 점쳐졌던 법안들에 급제동이 걸렸다.
대표적으로 지난 23일 정부여당이 발표한 서민금융지원강화 대책의 일환인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시점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현행 최고 34.9%인 대부업 이자율을 29.9%로 5% 포인트 내리는 데 의견을 모으고 국회 정무위를 중심으로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무위는 지난 25일 오전 법안소위를 개최했으나 당일 있었던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시점과 맞물리며 논의에 진전을 이루지 못 했고 이후 일정도 미정인 상태다. 대부업법 개정안은 여야 모두 공감대를 이룬 사안으로 6월 국회 내 처리가 유력한 법안이었다.
법안뿐만이 아니다. 국회 전체 일정에 영향을 미칠 주요 특위와 당정협의가 필요한 추경 등 주요 사항도 논의가 언제부터 시작될지 불투명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재획정 및 선거 제도 전반 개선을 논의하고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전달할 선거구 획정 기준을 확정하고 관련 법 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하지만 지난 26일 예정됐던 소위가 불발되며 일정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정개특위는 앞서 여야 합의로 마련한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적 기구로 설치한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협상 파고에 휘말려 본회의 통과가 늦어지며 선거구획정위원회 설치를 위한 실무작업 등 전체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거부권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2014년도 결산심사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 추경을 포함한 약 15조원 이상 규모의 재정 보강 계획을 발표했지만 거부권 정국 중심에 서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구체적인 세출 항목 제출을 요구하며 당정협의 일정이 7월 초로 밀린 상태며, 국회의 분위기에 따라 추경 예산안 심사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6월 국회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정부가 제출한 2014년도 결산에 대해 각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심사하고 이를 정기회 개회 전인 8월 31일까지 완료하는 것이지만 상임위 일정이 연기되고 있어 부실 결산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재의요구안) 행사로 당청관계와 여당 내부 및 여야 관계 곳곳에 균열이 벌어지며 정치권이 혼란에 휩싸여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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