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던 수도권 서부 일대가 달라지고 있다. 생활편의시설이 늘고 교통여건이 좋아진데다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할인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준공후 미분양까지 소진되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포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 수도권 서부 일대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추가 분양도 이어지고, 기존 아파트 매매값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6월 넷째주 파주운정 아파트 값은 0.02%, 고양은 0.20% 올랐다. 김포 역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파주 A 중개업소 대표는 "구 32평형 매매값은 3억3000만원 수준인데 전셋값은 2억원"이라며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조는 미분양 소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4월 1만4510가구보다 0.5% 줄어든 1만4432가구로 나타났다.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도 5월 8286가구로 전달보다 0.7%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김포와 파주 일대 미분양 물량의 감소세다. 올해 1월 김포시 미분양 물량은 64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47가구에서 80%나 감소했다. 올해 4월에는 단 261가구에 불과했다.
파주시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월 파주시 미분양 물량은 56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82가구보다 75%로 크게 줄었다. 잇따른 감소세를 보이며 5월에는 300여가구 초입을 바라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울 서부 외곽지역의 젊은층들이 전세난을 피해 김포, 파주 일대 저렴한 아파트를 찾아 매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저금리 기조에 건설사들의 미분양 간접할인 혜택까지 제공돼 내 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최근 학교나 상가 등 생활편의시설들이 자리를 잡고, 교통편의시설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분위기 반전에 한 몫하고 있다.
김포신도시의 경우 오는 2018년 지하철 5·9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경전철이 개통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강남까지 1시간 이내면 이동할 수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 역시 경의선 연장선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 호재가 있다. 지난해 말 개통한 경의선 연장선인 공덕~용산(1.9㎞)구간을 이용해 기존보다 20여분 단축된 59분이면 서울까지 갈 수 있게 됐다. 강남까지 20분이면 충분한 GTX 구간도 우선 추진될 전망이다.
정영엽 그랜드리얼티 대표는 "운정신도시에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문산, 금촌과 일산 1기신도시 노후주택 거주자들이 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운정 1~2지구의 경우 간접할인 식의 혜택이 있어 젊은층들이 높은 전셋값을 이기지 못하고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 현재 김포, 파주에서 중소형 미분양 물량은 찾기 힘들다. 김포신도시의 한강센트럴자이 1차는 지난해 10월 이후로 모두 분양이 마무리 됐다. 전용 85m²이하 중소형에는 웃돈이 붙을 정도다. 2012년 1월에 입주한 운정신도시 가람마을 4단지 한양수자인의 경우 전용 84㎡ 이하 물량은 전혀 없고 중대형 일부만 남은 상태다.
다만 김포는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2500여가구의 김포풍무2차 푸르지오, 600여가구의 반도유보라 3차 등이 몰릴 예정이다. 파주 9만5000명 규모가 입주할 파주 운정신도시의 경우 3지구의 교통부족 문제와 공원묘지 이장문제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던 수도권 서부 일대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진행된 김포 한강신도시 합동분양 첫날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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