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여전한 소상공인연합회… 중기청에도 '불똥'
2015-06-30 16:27:45 2015-06-30 16:27:45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월 열린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극심한 내홍으로 두명의 회장이 활동 중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좀처럼 통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어려운 경영 상황에도 갈등이 이어지자 관할기관인 중소기업청이 중재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최승재 회장은 서울 여의도동 기계진흥회관에서 현안간담회를 열었다. 전면에는 메르스 등 소상공인 현안 설명을 내세웠지만 현장에서는 연합회 내부 갈등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승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상대측의 활동에 대해 무대응 방침을 고수했지만 향후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며 "우선 소상공인연합회라는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부터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간담회는 전날인 29일 최 회장 반대파인 권오금 회장 측이 최 회장을 업무상 배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고발은 최근 최 회장이 IC카드 단말기 전환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로부터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하루를 사이로 양측이 서로에 대해 칼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내홍이 격화되자 업계 내에서는 메르스를 비롯해 최저임금인상안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연합회가 본연의 역할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기청에 대한 비난도 흘러나오고 있다. 양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중기청이 중재 역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 측은 "중기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연합회는 우리인데, 상대측의 활동에 대해 전혀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와 함께 중재에 대해서도 중기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아 갈등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회장 측 역시 중기청의 소극적 자세에 대해서는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권 회장 측은 "이달 초 중기청 측에 소상공인연합회 통합안을 제출했지만 이후 확실한 움직임이 없다"며 "서둘러 중기청 쪽에서 중재의 자리를 마련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중기청이 중재에 소극적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권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통합안은 이미 최 회장 측에 전달했고 양측에 중재 자리에 나서줄 것을 요청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 2월 총회를 전후로 내홍에 휩싸여 왔다. 당시 권 회장 측은 정회원 자격을 재규정하자며 일정을 미룰 것을 요구했으나 최 회장 측은 예정대로 총회를 진행해 단독회장 체제를 꾸렸다. 
 
현재 권 회장 측은 총회를 다시 개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개별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 회장 측은 총회가 이미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총회와 별개로 통합안을 마련하자고 맞서고 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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