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품을 디자인할 때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고려하고 있다"
아이폰 골드의 탄생 비화가 밝혀졌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중국인을 겨냥한 것이라던 세간의 추측이 처음으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입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쿡은 최근 비즈니스위크 중문판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중국에서 금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쿡과 애플이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애플에게 없어서는 안될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2분기 회계연도(1~3월) 중국 대륙을 포함한 대중화권의 매출은 168억2300만달러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21.5%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며 37%의 북미 시장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5인치 전후의 대형 화면을 탑재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효자 역할을 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아이폰에 금색을 도입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애플워치 출시 직후 중국 애플스토어로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사진=뉴시스/신화)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중국 사랑은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수익을 안겨준다는 장점을 차치하고도 삼성전자, 샤오미 등으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진영과 격전을 펼치기에 중국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분기 애플은 샤오미를 꺾고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에 등극했다. 이 기간의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14.7%로 전분기의 8.7%에서 크게 증가했다.
중국 통신 시장에서 3G와 4G의 보급률이 점차 높아지는 것도 애플의 앞날에 청신호를 켜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투자 은행 캔터피츠제럴드에 따르면 5월 기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통신 3사의 3G/4G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했다. 그 중 차이나모바일만 보자면 4G 가입자 수는 1억7030만명으로 전달대비 172만명(11%) 늘었다. 차이나모바일의 총 가입자 수가 8억명을 상회하는 것을 감안하면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애플에게는 고무적인 부분이다.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 화웨이 등 로컬 업체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싼값에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이 같은 통념도 바꿔놨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최신 아이폰 모델이 출시된 작년 3분기 이후 중국의 분기별 평균 스마트폰 가격은 192달러, 239달러, 263달러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중국의 저가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아이폰5C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자 기존 방침대로 돌아간 것이 주효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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