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중국과 영국, 일본 등 세계보건총회에 참가한 나라들이 신종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경보 수준 격상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AP통신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총회 참가국들은 WHO가 신종플루의 경보 수준을 '대유행'을 의미하는 6단계로 격상할 경우, 전 세계적인 공황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WHO의 신중을 대응을 주문했다.
앨런 존슨 영국 보건부장관은 "WHO의 경보 수준 격상은 계절적 유행병을 대유행으로 만드는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6단계 경보 격상에 대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대유행' 선언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우려했다.
경보 격상이 무역 비용 증가와 여행 제한, 국경 봉쇄와 검역 강화 등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를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 참가국들은 “대유행 선언은 각국 정부에도 보건 체계에 대한 압력 증가로 작용해 사회 붕괴 등 공황 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가중된 압력 속에서 최근 이집트에서 일어난 대규모 돼지 도살 같은 비정상적인 조치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원국들은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대부분의 사망자가 발생한 멕시코에 대한 대유행 경보 유지의 재고를 주장했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부장관은 "대중들은 4,5,6단계의 경보 수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며 "그들은 경보 수준이 높아질수록 상황이 좋지 않다고 여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보 수준에 유연성을 갖는 것이 각국 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거린 찬 WHO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의 의견을 신중히 들을 것이며 그 지시를 따르겠다"며 '대유행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현행 5단계 경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찬 총장은 8829명의 감염자 중 76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비교적 낮고, 남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신종플루는 매우 급속히 번지고 있고 인류의 생존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유행의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며 "지금은 잠시 안정기에 있지만 이 시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안정 뒤에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고 덧붙여 신종플루에 대한 여전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찬 총장은 또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남반구로 확산되면서 계절 인플루엔자와 상승작용을 일으키거나, 기존의 AI(조류 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H5N1 바이러스와 결합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 세계가 우려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경고했다.
찬 총장은 19일,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함께 신종플루 백신 제조 업체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은 자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주요 백신업체 대부분이 이 면담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면담에선 백신의 조속한 생산 여부와 각국의 분배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며 영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이미 추가 백신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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