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최용수(42) FC서울 감독이 거액의 제안을 끝내 뿌리치고 팀에 남기로 마음을 굳혔다.
FC서울은 3일 "중국 장수 세인티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던 최용수 감독이 끝까지 친정 팀인 서울과 계속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최 감독은 최근 장수 세인티 구단으로부터 한국 돈으로 20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에 영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은 2년6개월이며 코칭스태프를 원하는 대로 구성하라는 뜻이 담긴 5억원 규모의 옵션도 있었다.
50억원대 거액 지급에 코치진 인사 권한이 더해졌다. 국내 K리그 현직 감독으로는 그간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조건의 영입 제안을 받은 것이다.
◇6월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 상대 경기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는 최용수 FC서울 감독. ⓒNews1
이번 영입 제의는 최 감독에게 꽤 의미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최근들어 거액의 돈이 오가며 축구 선진국 다수 감독이 찾아오는 슈퍼리그에 참가한 지휘관으로 세계적 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전을 펼칠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고, 시즌 중이지만 갑작스레 소속팀을 떠날 '명분'도 좋았다.
최 감독은 장수 구단의 갑작스런 제안에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선택은 잔류였다. 선수 시절부터 함께 인연을 이어온 '마음의 고향'인 서울과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변치 않는 응원을 보내주는 서울 팬들과의 이별도 '잔류'로 마음을 굳히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됐다.
'엄청난 제안'에 고민의 기간이 길지 않았던 최대 이유는 현재 시즌이 진행 중이란 점이다. 축구계를 뒤흔든 핫이슈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선수단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취를 빨리 정하는 것이 선수단 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 결국 최 감독은 연봉 10억원을 주는 장쑤의 첫 감독 제안에 이어 이번 두 번째 수정 제안도 정중하게 거절했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이번 일로 잠시나마 걱정해 주신 많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팀을 위해 끝까지 헌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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