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쇼크, 글로벌 경제 영향은?
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도 제기
반면 과거 대비 내성 생겨 큰 충격 없을 것
2015-07-06 16:53:10 2015-07-06 16:53:12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되고 있다. 특히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주장했던 투표 이후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유로존 채권단이 우려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힘이 실리며 이에 따른 영향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도 있어 유로존 경제 침체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 연장 전망까지 제기된다.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 이후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5일(현지시간) 진행된 그리스의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구제금융제안이 거부되면서 그리스가 이달 내에 유로존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그리스 은행들의 자금줄인 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이 끊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리스 은행들은 부도를 맞게 되고 경제 전반에 혼란에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질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당장 유로존에 미칠 영향력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과거 유럽 재정 위기 당시와 같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부실 위험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부도 위기로 인해 재정 위기가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의 차입비용 혹은 이자비용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럽연합과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중심으로 교역 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그리스 사태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연내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 봤으나 이 같은 시나리오가 바뀔 수 있다는 것.
 
쥴리안 제솝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최악의 경우 디폴트와 그렉시트가 실현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리스 사태가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특히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작을 것으로 봤다. 과거 금융 위기 대비 현재 미국이 그리스에 노출된 위험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쥴리안 제솝은 “지난해 기준 대유럽 수출 비중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5%며, 그리스 비중은 미국 경제의 약 0.006%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금융 기관들이 그리스로부터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시장에 미칠 영향력 역시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유로존 금융 기구가 그리스의 국민 투표 이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대비 유로존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의 유동성 정책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의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모인 긴급 정상회의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민투표 이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48시간 내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유로존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그리스 사태에 대한 자금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한 투표자들이 축배를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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