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친동생 소환 이어 박기춘 의원 조사 검토
구속된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 건넸다" 진술 확보
2015-07-08 15:45:36 2015-07-08 15:45:36
대형 건설사 수주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59) 의원의 친동생 박모씨를 소환할 방침인 가운데 박 의원도 조만간 소환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개입을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부동산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44·구속)씨로부터 수주 비리에 박 의원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최근 확보했다. 김씨는 검찰이 I사를 처음 압수수색 할 당시부터 박 의원과의 두터운 친분을 내세웠으며, 최근 조사에서는 현금과 명품시계 등 금품을 수차례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금품 중 일부를 박 의원 측근 정모(50·구속)씨를 통해 박 의원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김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금품을 정씨에게 다시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과 같은 당 출신인 정씨는 지난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박 의원과 함께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하며 친분을 쌓았으며, I사의 수주 로비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박 의원에 대한 조사 가능성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가정적인 상황을 전제로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면서 "소환 조사의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I사는 최근 3년 동안 대형 건설사로부터 분양대행 사업을 수주했으며,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씨가 박 의원 형제에게 청탁 목적으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I사의 자금 45억원 상당을 횡령하고, 수도권 아파트 여러 채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올리는 등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9일 김씨를 구속했으며, 현재 추가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 의원 친동생 박씨를 이르면 내일쯤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박씨는 김씨가 회사 자금을 빼돌려 마련한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를 할 때 통로 내지는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김씨가 I사 하도급 업체들의 용역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후 수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도 박씨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이와는 별도로 건설 폐기물업체 H사 대표 유모(57)씨가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벌인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유씨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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