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블룸버그통신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영국의 심각한 부채 수준을 지적하며 현행 'AAA'인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영국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현행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영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은 ‘AAA’, 단기 등급은 'A-1+'로 유지했다.
S&P의 이 같은 발표로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최근 4주 내 최대폭으로 급락했고 영국 증시는 2.8% 하락했다.
신용등급 하락이 실제 이뤄진다면 영국은 아일랜드와 그리스, 포루투갈, 스페인에 이어 서유럽에서 경제위기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5번째 나라가 될 전망이다.
데이비드 비어 S&P 연구원은 "영국 정부의 추가 긴축 재정을 고려해도 영국의 순부채는 GDP의 100%에 이를 수 있다"며 "이 같은 수준으론 중간 정도의 신용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지난달 85억파운드로 증가해 집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영국은 내년 3월 마감되는 2009회계연도 동안 2200억파운드(3440억달러) 가량의 국채를 팔아야 하며 재정적자는 GDP의 12.4%를 차지하는 175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전후 최악인 -4.1%로 제시한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내년 영국의 국가부채는 GDP의 66.9%에 이를 것으로 보여 캐나다의 29.1%와 독일의 58.1%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스캠멜 SIM 자산관리자는 "누군가 영국의 재정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현재로선 아무도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재정적자는 받아드릴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나서 이 엄청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P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평가 받는 무디스와 피치는 이날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현행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무디스는 당분간 이런 전망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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