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거래'(외환차액거래)로 매월 투자금의 최대 8%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속여 600억여원을 가로챈 국제 금융사기단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합동수사반(반장 김관정 형사4부장)은 FX마진거래 전문회사인 맥심 트레이더(Maxim Trader) 임직원 총 19명을 입건하고, 이중 7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투기성이 높은 FX마진거래와 유사수신·다단계 금융사기방식이 결합된 사례로, 외국 조직원들과 공모해 해외 금융투자회사가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꾸며 아시아 각국에서 조직적으로 사기범행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검찰에 따르면 최상위 모집책인 신모(59)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에 따라 매월 3%~8%의 배당금을 18개월 동안 지급받고, 원금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속여 547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법률자문담당 변호사 전모(42)씨는 신씨로부터 50억원을 받아 보관하던 중 20억원을 개인채무 변제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전자금융결제대행업체 H사 대표 천모(52)씨는 수수료를 받고 H사 명의로 4개 계좌를 제공해 맥심의 투자금 294억원을 관리하고, 허위로 작성된 자문계약서를 이용해 270억원 국외로 불법 송금한 혐의다.
이와 함께 검찰은 맥심 중간 모집책 장모(46)씨 등 4명을 사기, 유사수신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중간 모집책 김모(51)씨 등 3명을 구약식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외국 FX마진거래 전문회사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려 주겠다고 광고하면서 투자금을 유치하는 국제 금융사기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신씨가 국외로 빼돌린 270억원의 행방을 찾기 위해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을 통해 자금 흐름을 파악 중이다. 또 대만 법무부 등과 협조해 맥심 조직원과의 공모 관계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대만 법무부 조사국은 지난 5월28일 맥심 투자를 빙자해 1000억원대 투자금이 모집된 사실을 확인하고 대만 총책 장모씨를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추세와 경기 불황을 틈타 외국금융투자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배분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새로운 사기가 기승이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투자금 유치 시 자금 흐름도. 사진/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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