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일 크라우드펀딩 관련 현장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일 “창업한 지 7년 이상 된 기업에 대해서도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판교 H스퀘어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픈트레이드, 와디즈, 팝펀딩, 한국금융플랫폼, 다음카카오 등 크라우드펀딩 업체와 직토, 리니어블, 오믹시스 등 창업·중소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크라우드펀딩은 ‘군중’을 뜻하는 크라우드와 ‘자금’을 의미하는 펀딩의 합성어로, 창업초기 기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만으로도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받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임 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법이 국회 논의 2년 만인 지난 6일 통과됐고,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라며 “이 제도에 대해 기탄없는 의견이나 제안을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행법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은 창업한 지 7년 이내인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은 일단 신생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면서도 “업력 7년이 지난 기업도 크라우딩펀드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반영하겠다”고 대답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석표 오픈트레이드 이사는 “외국인의 경우 액티브엑스나 실명확인 문제 등이 먼저 해결돼야 실질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되도록 외국인 투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시장 안착을 위해 필수참여자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발행기업에 대한 제한은 없어야 하지만, 필수주체를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의 무분별한 진입은 방지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칫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업계 발전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참여가 불가피한 공공기관의 경우 수수료를 최소화해 기업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과도한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는 “크라우드펀딩 게시판 사업자의 불법행위 등 모니터링 업무에 대한 규제가 과도할 경우 사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많다는 의견도 있지만, 향후 상황을 보면서 조금씩 접근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사업자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시행령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담회에서 제안된 내용들이 하위 법령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할 계획이며,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 크라우드펀딩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8월에는 중앙기록관리기관을 선정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관심있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세부사항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통해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저변을 확대하겠다”며 “이번 방안이 청년층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간담회 후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와디즈 본사를 방문해 국내외 크라우드펀딩 성공사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크라우드펀딩 온라인 포털에 접속해 펀딩이 진행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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