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포커스)'동상이몽' 제작진의 지나친 개입이 만들어낸 비극
2015-07-20 17:15:22 2015-07-20 17:15:22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가족 간의 소소한 의견 차이를 털어놓으며 서로를 이해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동상이몽>)에 대한 비난으로 온라인이 들끓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공개된 '스킨십 부녀' 에피소드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터질 게 터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방송분에는 부친의 계속된 스킨십 요구가 부담스럽다는 18세 여고생의 고민이 담겨 있다. 딸과 침대에서 같이 눕거나 끊임없이 어깨동무와 입술 뽀뽀를 하려는 부친의 행동에 거부감이 있다는 내용이다. 딸에게 용돈을 주면서까지 스킨십을 하거나 딸 친구들 앞에서도 이러한 행위를 계속하는 부친의 모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상이몽>에 출연하고 있는 유재석(왼쪽), 김구라. 사진/SBS
 
이에 대해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딸에게 스킨십을 요구하는 부친에 대한 비난이 크게 일어났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빠가 성폭행범이 될 것", "근친상간"과 같은 강도 높은 댓글을 달았다.
 
댓글의 수위가 정도를 넘었다는 판단을 한 이 가정의 큰 딸은 SNS를 통해 아버지의 행동에 변화가 생겼으며, 댓글이 지나치다는 내용의 긴 글을 담았다. 이 글에서 그는 "출연 신청은 동생이 한 것이 아니라 제작진으로 인해 섭외됐으며, 촬영 중간 중간 작가가 부친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큰 딸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제작진의 지나친 개입이 초래한 비극으로 볼 수 있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억지로 만들어내 부친을 소위 상식 밖의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SBS 홈페이지를 통해 "아빠와 딸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자 하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이 세심히 전달되지 못해 아쉽다.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한 점과 좋은 의도로 녹화에 함께 한 가족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부친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동상이몽>의 이러한 논란에 대해 '우려했던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동상이몽>은 24시간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촬영하는 동안 상황에 맞는 행동이 나와야 이야기가 이어진다. 조작의사가 없다고 해도 제작진의 개입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는 <동상이몽> 제작진이 부친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했다는 말에 힘을 실어준다. 제작진이 지나치게 개입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 더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출연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SBS 관계자는 "제작진이 섭외를 했는지, 특정 행동을 요구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친을 이해하기 위해, 딸을 이해하기 위해 SBS를 찾은 이 가정은 방송 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미 얼굴이 공개된 상황이라 50대 아버지, 20대와 10대의 딸들이 겪을 상처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은 감수성 예민한 딸을 걱정하는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더 재밌는 방송을 위해 누군가에게 특정한 행동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동상이몽> 제작진이 져야 할 책임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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