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그리스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상품 시장의 추락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의 핵협상 타결로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고 금값 역시 수요 부진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품 시장에 뚜렷한 호재가 없다며, 이러한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내리는 유가, 전망도 먹구름
(사진=뉴시스)
국제유가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이후 쭉 하락 흐름을 걷고 있다. 지난 한 주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NYMEX)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51% 급락했고 7월 한 달에만 15.66% 급락하며 현재 50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런던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지난 한주간 2.78% 떨어졌고 지난 7월에는 10.91%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출 감소와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 수 감소 소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란 핵협상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 조치가 풀리면 하루 원유 생산량을 기존의 120만배럴에서 두배가 넘는 230만배럴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란이 그동안 비축해놨던 원유 3000만배럴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유가 시장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공급과잉 상태인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까지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유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엘라인 레빈 브로커리지파워하우스 회장은 “단순하게 말해서, 공급이 너무 많다”며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고 50선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전략가 역시 “현재 유가를 끌어올릴만한 호재가 없다”며 “앞으로 심각한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에 맥 못 추는 금값
유가와 함께 금값 역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4주째 하락세를 걷고 있는 금값은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장 중 온스당 1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5년 5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견고해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고용, 물가,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모두 미국 경제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
따라서 경제 회복과 함께 미국의 기준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이 빠르게 금을 처분하고 있다.
달러 강세 역시 금에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잦아드는 등 그리스 리스크가 줄어든점도 안전자산의 수요를 낮추는 부분이다.
아울러 중국에서 금 매물이 쏟아지는 것 역시 하락세를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
20일 상해 금 거래소에서는 2분 만에 5t의 금 매도 물량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은 중국의 금 보유량이 1658톤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동안 금에 투자했던 중국인들이 안전 자산에서 빠져나와 상승률이 더 높은 증시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호위리 필립증권 전략가는 “금 시대의 종말”이라며 “중국 투자자들은 금을 팔고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값 역시 이러한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달러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바하 파타나이크 로이터 칼럼니스트는 “현재로써 금을 사야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며 “금값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역시 금값이 3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반스 루카스 IG 시장 전략가 역시 "금 가격이 연말까지 온스 당 1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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