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재무개선약정 체결 대상인 9개 대기업그룹 중 금호그룹이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핵심계열사를 팔아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자구노력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금호측이 난색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자금부담을 떠안고 있는 금호측에 대우건설 등 핵심계열사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지난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3조5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권리행사 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을 뜻한다.
1일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1만1500원. 현재 주가 수준이 올 연말까지 계속되고, FI가 권리를 행사하면 금호그룹은 이들에게 3조~4조원 가량의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현재 채권단은 금호측이 유동성을 확보해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앞서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호는 대우건설을 포함한 핵심계열사를 매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굳이 핵심계열사를 매각하지 않아도 새로운 FI 등을 유치하면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기업 구조조정 사모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민유성 행장은 "상반기 중 1조원 규모의 PEF를 조성해 대기업 구조조정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경영여건이 호전된 뒤 해당기업이 매각자산을 다시 매입하기를 원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었다.
현재 대우건설 지분은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각각 33%와 39%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의 대기업 구조조정 PEF가 대우건설 지분을 11% 이상 사들일 경우 금호그룹은 경영권을 잃게 된다.
산은 관계자는 "핵심계열사 매각으로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호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며, 현재 이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채권은행들은 9개에 이르는 재무개선약정 체결대상 대기업 중 금호그룹을 제외한 8개 그룹과 MOU를 체결한 상태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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