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복고 열풍을 몰고 온 클럽식 주점 '밤과 음악 사이'에서 DJ박스 등 무대장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대법원이 '밤과 음악 사이'의 무대설치를 사실상 위법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주)밤과음악사이건대입구점('밤과 음악 사이')이 DJ박스 등을 철거하라고 명령한 처분은 잘못이라며 서울시 광진구청장을 상대로 낸 시설개수명령 취소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시설개수명령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조항에는 일반음식점에서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하 ‘무도장’이라고 한다)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일반음식점에 무도장을 설치하는 것이 업종별 시설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와는 다른 취지에서 원고 영업점 시설을 시설기준 위반으로 보고 시설개수명령을 내린 피고 처분을 정당하다고 본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식품위생법과 그 시행령은 식품접객업의 구체적 종류로 허가 대상인 유흥주점영업과 신고 대상인 일반음식점영업을 구분하고 있다"며 "업종 구분에 기반한 영업질서를 해치는 위반행위는 업종별 시설기준 위반이 아닌 업태위반이나 식품접객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 역시 '밤과 음악 사이'와 같은 형태로 강남구 신사동에서 영업을 해 온 M업체 업주 김모씨가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시설개수명령 취소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동일하게 판결했다.
'밤과 음악 사이'는 2011년 12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한 뒤 DJ 박스, 음향시설, 특수조명을 설치한 뒤 클럽식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서울광진경찰서는 2013년 11월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유흥주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광진구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했고, 광진구청은 DJ 박스 등을 없애라는 시설개수명령을 내렸다. 이에 '밤과 음악 사이'가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영업장에 DJ박스를 설치하고 그와 객석 사이에 상당한 크기의 공간을 만들어 손님들로 하여금 춤을 출 수 있도록 한 이상 무도장을 설치한 것이고 이 시설 등을 없애라고 명령한 광진구청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밤과 음악 사이'가 상고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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