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제주, 인천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지방자치단체 수장들이 당파를 넘어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관광시장 살리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8월로 접어들자마자 모두 중국으로 달려가 '유커 모시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3일 중국 상하이에서 합류한 박 시장과 원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양슝 상하이 시장을 만나 상하이 시민들의 서울과 제주 관광을 적극 당부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됐고 더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줬으면 좋겠다"며 "중국 관광객들이 특히 서울과 제주를 많이 찾고 있고 원 지사와 제가 동시에 왔기 때문에 아마도 상하이 시민들이 더 많이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 지사와는 당도 다르지만 힘을 모아서 왔다"고 말했다.
야당 출신인 박 시장이 여당 출신의 원 지사와 손을 잡고 상해를 방문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관광시장 살리기에 당이 따로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원 지사도 "상하이의 세계로 뻗어나가는 투자와 첫 발길이 제주로 오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관광객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발전하는 중국 수준에 맞춰 제주도 관광이나 투자소 수준을 맞춰 올려 나가겠다. 활발한 인문교류에도 많은 협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양슝 시장은 이에 대해 "상하이도 예전에 사스 때문에 고통받던 시절 있어서 두 도시가 겪는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메르스 여파를 벗어나고 나서는 상하이와 서울, 제주 간 여행과 관광업이 더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박 시장과 원 지사의 관광시장 살리기는 오후에도 이어졌다. 두 자치단체장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C-Trip 여행사 상하이 본사를 함께 찾아 세일즈콜에 나섰다. C-Trip 여행사는 회원수만 1억4000명이다. 또 중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중국 여행업계 선두주자로 평가된다. 박 시장과 원 지사는 C-Trip 여행사 관계자들과 만나 중국 아웃바운드 여행시장 현황과 한국 메르스 사태로 인한 현지 여행업계의 고충을 들었다.
관광객 유치면에서 경쟁자이기도 한 두 지자체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력작전을 펴기도 했다. 박 시장과 원 지사는 서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70%가 제주를 방문한다는 점에 착안해 서울-제주 공동관광상품 개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C-Trip 여행사에 적극 요청했다.
같은 날 유 시장은 중국 허난성을 찾아 인천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3일 중국 방문에 나선 유 시장은 허난성을 시작으로 7일까지 상하이, 대만을 잇따라 방문해 유커들을 대상으로 인천 홍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일 광저우시 베이징루에서 플래시몹 공연에 직접 참석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3박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첫날부터 강행군에 나선 것이다. 한류 아이돌 스타인 페이, 지아(미스A)와 함께한 이날 공연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과 원희룡 제주지사(왼쪽)가 3일 오전 중국 상하이 시장 집무실에서 양슝 시장(오른쪽)을 만나 관광 시장 활성화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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