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카지노를 운영한 조직폭력배들을 소탕한 검찰이 일부 기업인들의 해외 원정 도박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상습도박 혐의로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조사 중인 것으로 4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최근 검거된 서방파와 학동파 등 조직폭력배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들의 진술을 통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파 등 조직폭력배들은 마카오,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카지노의 VIP룸을 의미하는 일명 '정캣방' 등을 운영해오다가 수사당국에 적발됐다.
검찰은 서방파 등 조직폭력배 14명을 적발해 이중 5명을 도박장소개설 등 혐의로 구속 기소, 현지에서 범행을 주도하고 있는 3명을 지명수배, 나머지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의 알선을 받고 총 90억원대 도박을 한 상장사 I사 대표 오모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0억원대 도박판에 참여한 중견기업 E사 대표 정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조직폭력배들은 평소 고액 원정도박을 즐기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여행과 외상 도박 등 편의를 제공하면서 도박판으로 유인했다.
검찰은 조직폭력배들의 수법과 판돈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원정도박에 참여한 기업인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정 대표 역시 그동안 도박 혐의로 여러 차례 수사당국의 내사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져 이들의 알선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 외에 다른 기업인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배들의 알선을 받아 원정도박을 한 의혹이 있는 기업인 두세 명을 추가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대표 측은 이날 원정도박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수사와 관련한)어떠한 사항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 대표는 검찰로부터 어떤 조사 요청이나 통보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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